[2019 국정감사]고속도로 터널 라디오 재난방송 수신불량률 78%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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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터널 가운데 80% 가까운 구간에서 라디오 재난 방송 수신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차량내 첨단 운전보조장치 설치 확대 추세에 맞춰 맞춤형 검사 기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한국교통안전공단 국정감사에서는 안전과 관련된 사항이 지적됐다.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도로공사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터널 내 국가 재난 주관방송인 KBS 라디오는 78%가 수신 불량, DMB는 80%가 수신 불량으로 드러났다.

라디오 방송 중계설비 노후화에 따른 것이다. 라디오 중계설비 사용기준연수는 8년이지만, 2012년 이전 설치된 라디오는 441개로 47%에 달했으며 평균사용연수는 11.1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DMB의 경우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40조의3에 따라 터널에는 반드시 중계설비를 설치해야 하나 15년 이후 완공된 터널 440개소(44%)에만 설치됐다.

김 의원은 “도로공사가 1년간 거두는 고속도로 통행료 수입 4억원의 0.7%만 사용해도 노후 중계설비를 교체하는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평소보다 전파 상황이 훨씬 열악해 방송수신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고 보다 철저하게 라디오·DMB 수신상태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안전기준 자기인증적합조사의 부실함도 도마에 올랐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자기인증적합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국내외 승용·승합차 48종 중 12종에서 15건의 제작결함이 뒤늦게 발견됐다.

자기인증적합조사란 자동차 제작·조립·수입자가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자동차안전기준에 적합함을 스스로 인증하고 국토부가 자동차안전연구원을 통해 실제 기준 충족여부를 조사하는 제도다.

12종 차량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후 리콜 개시까지는 평균 459일이 소요됐다. 짧게는 7개월이 채 안된 경우도 있었다. 제작·수입사별로는 기아자동차가 3종에서 제작결함 5건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자동차가 3종 4건, 르노삼성자동차 2종 2건이 발생했다.

박 의원은 “적합 판정을 받은 지 불과 1년여 만에 안전운전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발견됐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인증제도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얘기”라며 “시험차 선정부터 객관적인 기준 없이 이뤄지다보니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겠느냐”고 꼬집었다.

확산되고 있는 첨단 운전보조장치에 대한 검사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첨단 운전보조장치 보급이 확산되는 만큼 해당 장치의 결함에 따른 리콜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3년 간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된 첨단안전장치 관련 리콜 요청 접수 건수는 75건에 달했다. 지난 2년 간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지원하는 보조 장치의 결함으로 인해 실제 리콜이 시행된 차량은 5개 제작사(외국제작사 포함) 18개 차종 3만 2000대에 이른다.

3년 간 현대, 기아, 한국GM 등 국내 주요 자동차 제작사 28개 주력 차종의 첨단 운전보조장치 장착 차량 판매 대수는 총 60만 6482대다.

임 의원은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정기적으로 받아야 할 '정기점검' 등 점검 시에 아직 이 첨단 운전보조 장치에 대한 오류·오작동 등을 탐지할 수 있는 검사 기준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지상태가 아닌 운행 상태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오작동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검사 기술은 아직 기초 연구 단계에 불과한 상황이다.

임종성 의원은 “머지않은 미래 자율주행자동차 보급도 확산될 예정인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첨단안전운전보조 장치의 오류 등을 탐지하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검사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