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고에서 미국 스탠포드대 래리 라이퍼 교수를 통해 21세기 '스마트'에 관한 이슈와 사람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위해 진화하고 있는 디자인 싱킹 교육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다양성에 기반한 스탠포드대의 디자인 싱킹에 더하여 앞으로 우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지, 질문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는 디자인 싱킹을 통해 국내에서 경영, 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기반으로 사회 참여 및 창의적 문제 해결 관점에서 미래 교육 가치를 이끌어내는 데 힘쓰고 있는 서응교 단국대 빅데이터정보원 원장의 얘기를 전하고자 한다. 학계 관점에서 학생들에게 디자인 싱킹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한다. 서 원장은 디자인 싱킹을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사회참여와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지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미래 교육 관점에서 보다 나은 한국판 미네르바 스쿨을 추진하기 위해 디자인 싱킹을 활용하는 서 원장과의 논의 내용을 정리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창의융합형 인재양성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인재상에 대해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세계경제포럼(WEF)의 '직업의 미래(2016년)' 보고서와 옛 미래창조과학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저한 '10년 후 대한민국, 미래 일자리의 길을 찾다(2017년)' 보고서 내용을 발췌하면 사회가 요구하는 직무 역량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창의적인 복잡한 문제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를 요구하며, 이러한 인재는 획일적이지 않은 문제인식역량과 다양성의 가치를 조합하는 대안 도출 역량을 가져야 한다. 교육과정에는 창의성, 비판적 사고 능력, 인간과 인공지능을 망라한 모든 기계와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요구는 대학 혁신과 맞물려 고등교육과정 변화를 필요로 한다. 시대 요구에 맞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디자인 싱킹을 교육과정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있다. 과거에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교육을 통한 분석 사고를 키우는 것이 중요했다.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위해서는 분석적 사고와 인문학적 사고를 균형 있게 키워 융합하여 활용하는 데 교육의 목적을 둬야 한다.
디자인 싱킹은 대학 교육과정에 있어 이론이 아닌 전공 문제나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방법론으로 전공, 교양교과목뿐만 아니라 창업, 봉사 등의 비교과 과목에도 적용되고 있다. 디자인 싱킹이 교육과정에 있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첫째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의 균형, 둘째 현실문제 해결 중심의 방법론, 셋째 다학제적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협력학습이다.
먼저 디자인 싱킹으로 빠르게 정답을 내는 데 익숙한 학생을 현실 문제에서는 정답이 없을 수 있고 최선의 해결책이 있음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날이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의 홍수 속에서 기술이 사람마다 다르게 인지(cognitive)될 수 있음을 알고 기술적, 수학적 분석과 더불어 사람의 경험, 감성이 어떻게 변하는지 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답을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적 사고와 귀추적 사고(Abductive thinking)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해보고 '문제 대상에게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낸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인 싱킹을 활용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단순히 벽에 아이디어를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에서의 디자인 싱킹은 생각하는 방식 전환에 근본 목적이 있다. (다음회 기고로 이어서)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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