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실패 또 실패...이승건 대표 "우리는 실패 스타트업을 표방합니다"

[해설]실패 또 실패...이승건 대표 "우리는 실패 스타트업을 표방합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또 다시 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던졌다.

토스는 한국 명실상부한 유니콘 기업으로 불린다. 그만큼 금융 혁신 주체로, 핀테크 산업 선봉 기업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전도 금융 플랫폼 혁신을 만들어보자는 의기투합에서 출발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신청 전, 이승건 대표를 직접 만났다.

[해설]실패 또 실패...이승건 대표 "우리는 실패 스타트업을 표방합니다"

비바리퍼블리카 혁신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다소 파격적 답변을 내놨다.

“토스가 시장에서 자리 잡은 것은 실패에서 비롯됩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내놓은 상품과 서비스 중 많은 것이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실패 파티를 합니다. 실패를 발판 삼아 또 다른 혁신 원동력으로 삼는 것. 이것이야말로 비바리퍼블리카의 핵심 원동력입니다.”

현재 토스는 누적 송금액 60조원, 다운로드 3400만건, 누적 가입자 150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그러나 비바리퍼블리카가 시장에 내놓은 상품 중 우리가 모르게 사라진 서비스가 꽤 많다. 비바리퍼블리카가 내놓은 서비스를 되짚어봤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2017년 9월 국내 최초로 내놓은 모바일 청첩장 서비스는 1년3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제휴사 모바일 청접장에서 토스 간편 송금을 통해 축의금을 보내는 서비스다. 사업 초기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이승건 대표는 바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대표는 “결혼 성수기와 비수기에 사용 빈도 차이가 커 팀 운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2월 선보인 소액 기부하기 서비스도 문을 닫았다. 국제 비정부기구(NGO)와 제휴해 토스 앱에서 쉽고 간펴하게 소액을 기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 이용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10개월 만에 역시 서비스를 종료했다.

그러나 모바일 청첩장과 소액 기부하기 서비스는 각각 더치페이, 예·적금 자동이체 등 송금 서비스 확장에 중요한 경험으로 작용했고, 토스 서비스를 다각화하는 디딤돌이 됐다.

2017년 11월, 토스는 이색 서비스를 또 다시 내놓는다. 자동차 이용 프로그램 서비스다.

금융사와 제휴해 토스를 통해 자동차 장기 렌트 이용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는 이색 상품이다. 이 서비스도 10개월 만에 종료했지만 자동차보험료 조회, 내차 시세조회 등 다른 자동차 서비스를 특화하는 데 일조했다.

보험대리점과 제휴해 보험 상품 최저가를 비교할 수 있는 보험료 계산기 서비스도 등장했다. 2017년 8월, 토스는 '보험료 계산기+보험 맞춤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다.

이후 인슈어테크 기업과 제휴해 사용자에게 맞는 최적의 보험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변모했다. 서비스는 1년 만에 문 닫았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비바리퍼블리카는 2018년 11월, 토스보험서비스 설립을 결정한다.

올해 4월에는 금융보고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용자에게 유용한 금융 콘텐츠를 제공하는 금융정보기반 맞춤 서비스다. 4개월 만에 서비스는 문 닫았지만 이 서비스 역시 타임라인 부가기능인 소비리포트 서비스로 변모한다.

마지막으로 매년 정부가 발표하는 가계동향보고서에 기반해 사용자 수입, 지출, 신용, 보험 등 금융 진단을 해주는 '금융 점수' 서비스도 출시했다. 11개월 만에 서비스는 종료됐지만 토스 혁신 서비스를 상징하는 대표 상품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대표는 “새로운 시도와 실패를 장려하는 문화가 구축돼야 한다”며 “토스의 혁신 금융 서비스 출발은 스타트업 구조 조직인 사일로(Silo)를 중심으로 실패 인사이트를 획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스 인터넷전문은행도 실패에서 길을 찾는다. 연이은 실패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그 길을 명확하게 찾는 것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자세다.


[표]토스 서비스 종료 사례(자료-본지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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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