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회사원 A씨는 출근길에 휴대폰에 저장된 URL을 열어 사내카페에 커피를 주문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커피를 받아 자리로 이동했다. A씨는 오후에도 회의시간에 맞춰 미리 음료를 주문해 수령한 후 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테이블오더'가 사내카페로 들어왔다. 법정근로시간 단축으로 근무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직장에서 환영받고 있다.
16일 결제대행(PG)업계에 따르면 NHN KCP(NHN한국사이버결제), 안진회계법인, 닐슨코리아 등이 최근 사내카페에 테이블오더를 도입했다.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 한 곳도 4분기 중 사내카페에 테이블오더를 적용한다.
테이블오더는 스마트폰과 QR코드를 통해 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하는 시스템이다. 매장 식탁에서 주문하는 것 외에 창구에서 식음료를 바로 받는 '픽업오더', 배달까지 가능한 '배달오더'로 서비스가 나뉜다.
NHN과 네이버가 상용서비스를 시작했고 카카오가 테스트에 들어갔다. 이용자는 주문과 결제를 위해 줄을 설 필요가 없다. 판매자는 키오스크 설치비용을 줄이고 접객 담당 종업원을 다른 데 배치할 수 있다.
일반 매장이 아닌 한정된 직원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사내카페에 테이블오더 도입이 는 것은 주52시간 근무가 영향을 미쳤다. 일부 기업은 흡연, 카페 이용으로 책상을 비운 시간을 근무에서 빼기도 하는 등 기업 근태 체크가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직원과 회사 모두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NHN KCP 관계자는 “음료 주문, 결제, 수령 시간이 절약된다”면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주문해 식사 후 바로 수령하는 등 '주문전쟁'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이블오더를 도입한 사내카페는 사용률이 높다. NHN KCP 페이코오더(테이블오더·픽업오더) 사용 비율은 전체 주문량의 40%에 육박한다. 9월 페이코오더를 도입한 안진회계법인(픽업오더)은 전체 사용량 가운데 20%를 차지한다.
테이블오더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9월 '테이블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카카오도 연내 '챗봇주문'을 정식으로 선보인다. 이들은 소상공인부터 프랜차이즈, 식음료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내카페가 가세하면 시장은 한층 커진다.
인터넷 기업이 테이블오더에 뛰어드는 것은 이 시스템이 간편결제(페이) 사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NHN은 '페이코', 네이버와 카카오는 '네이버페이' 및 '카카오페이' 사업을 각각 펼치고 있다.
페이코오더는 이미 전국 수천여개 매장에서 NHN KCP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솔루션과 페이코오더를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시작, 온라인 PG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