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투명전극 소재를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보다 성능이 뛰어난 소재를 구현, IT기기 분야 핵심 소재 자립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윤창훈 나노광융합기술그룹 박사팀이 전도성 고분자에 레이저를 조사해 전기 전도도를 극대화하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개발 기술은 투명 전극 소재로 쓸 수 있다. 기존에는 투명 전극 소재로 인듐 주석 산화물(ITO)을 보편적으로 썼는데, 일본 의존도가 70%에 달한다. 또 전기 전도도는 높은 반면에 휘거나 굽혔을 때 쉽게 깨지는 문제도 있다. 최근 이를 극복하는 차세대 투명전극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를 활용했다. 전도성 고분자는 플라스틱 소재 일종이다. 형태 변화가 자유로워 압력을 가해도 깨지지 않아 ITO 단점 극복에 적합하다. 다만 ITO 대비 1000분의 1 수준인 전기전도도가 걸림돌이다. 화학첨가제를 써 이를 끌어올려도 ITO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전도성 고분자 'PEDOT:PSS' 투명전극에 1064나노미터(㎚) 파장대 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하면 전기 전도도가 약 1000배 가량 높아지는 현상을 발견, 공정에 적용했다.
PEDOT:PSS 투명전극은 PSS가 전도성이 있는 PEDOT을 전선 피복처럼 둘러싼 형태인데, 레이저 조사시 PEDOT이 노출되면서 전도도가 덩달아 올라간다.
이번 성과는 물리 처리방식으로 전도성 고분자에 ITO 박막 수준 전도도를 구현한 최초 사례다. 간단한 후처리 공정으로 구현 가능해 전극 제작비용도 저렴하다. 레이저 조사로 투명전극에 패턴을 새기는 작업까지 동시에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윤창훈 박사는 “우연하게 전도성 고분자에 레이저를 조사했더니 전기 저항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 연구 계기가 됐다”며 “개발 공정기술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 폴더블 태양광 패널 제작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