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나름 노력했으나 진척 없었다"…종교지도자에 국민통합 역할 당부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민통합이라는 면에서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을 겪으면서 국민 사이에 공정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점도 인식했다고 밝혔다.

한 기회가 되기도 한 것은 국민 사이에 공정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며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최고 국정 목표로 세워 공정 사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지만 이번에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공정에 대한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우리 국민통합을 위해서 대통령인 저부터 정치 모두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역시 종교지도자께서 더 큰 역할을 해주셔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우리 사회가 '조국 사태' 속에서 사회 갈등이 극에 달했던 점에 대한 안타까움과 우려가 담긴 표현으로 풀이된다.

간담회에는 7개 종단 대표 가운데 건강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박우균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을 제외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등 6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이라는 면에서는 나름대로는 협치를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하고, 또 많은 분야에서 통합적인 정책을 시행하면서 노력을 해왔지만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지금은 검찰개혁이라든지 공수처 설치라든지 개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국민들의 공감을 모으고 있었던 사안들도 정치적인 공박이 이뤄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사퇴 직후인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광화문과 서초동 집회를 언급하며 “이제 그 역량과 에너지가 통합과 민생 경제로 모이도록 마음을 모아달라”며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여러차례 강조하는 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갈등이 더 심화될 것이고, 이러한 정치적 갈등이 국민적 갈등으로 전이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 사태' 뒤 국민이 바라는 공정함의 기준치가 자신이나 정부가 가늠한 잣대보다 높았다는 점도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하나 소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 것은 국민 사이에 공정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며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최고 국정 목표로 세워 공정 사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지만 이번에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공정에 대한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공방에는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제도 속에 어떤 불공정한 요인이 내포해 있는지 찾아내고 어떻게 고쳐갈지 건강한 논의들이 이뤄져야 하는, 공정에 관해 여전히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가운데 정치적인 공방거리만 되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원행 스님은 “우리 종교인들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대한민국 사회를 가장 공정한 사회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부디 흔들림 없이 그 길을 더욱 힘차게 걸어가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저희 종교지도자들 또한 우리 사회의 통합과 평화, 그리고 보다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서 국정 운영에 모든 힘을 보태고 함께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