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장비 핵심 품목 국산화를 추진하더라도 100% 국산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른 국가와 전략적 협력 확대로 대일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협력 일환으로 KIAT가 주목하는 것이 '유레카(EUREKA)'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유럽 지역 공동 연구개발(R&D) 네트워크인 유레카에 비유럽국 최초로 가입했다. 국내 산학연과 해외 산학연간 기술교류를 지원하고 국제기술협력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대하는 기회로 작용했다. 2009년 11억원이던 국제공동R&D 지원 규모는 10년 만에 260억원으로 늘어났을 정도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우리나라는 유레카 파트너국으로 승격되기도 했다.
KIAT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해 소부장 분야에서 유럽과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우선 유레카 네트워크 프로모셔널 콜(promotional call)을 추진한다. 프로모셔널 콜은 유레카 프로그램 안에서 일부 국가 및 분야를 지정해 전략적 협력 수요를 발굴하는 공고다. KIAT는 지난 29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유레카 총회에서 첨단소재, 차세대 반도체, 첨단제조 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의 공고를 사전 공개할 예정이다. 공고에 관심 있는 국가와 지원예산 규모, 일정 등에 대한 구체적 협의를 마친 뒤 내년 초 공고를 게시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별도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주요 소재·부품 강국인 네덜란드와의 유로스타2 프로모셔널 콜도 추진한다. 유로스타2는 유레카 내 다른 국제공동R&D 트랙이다. 주로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KIAT가 내년 5월 26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하는 국제기술교류 행사 '코리아 유레카 데이'에서도 주요 기술 테마를 '소재·부품·장비 및 4차 산업혁명 첨단 기술'로 잡았다. 코리아 유레카 데이는 한-유럽 간 기술협력 활성화와 R&D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매년 개최되는 국제 콘퍼런스다. 국내외 산학연 관계자가 모여 포럼, 세미나, 매치메이킹을 통해 기술 현안을 공유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행사다.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강국과 파트너십 강화로 우리 기업 기술력 강화는 물론 수입국 다변화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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