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용 한국저작권보호원 원장은 “저작권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6일 '국제저작권기술콘퍼런스(아이코텍·ICOTEC) 2019'에서 기자와 만나 “5G시대 저작권은 콘텐츠 산업과 만나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초대 저작권보호원 원장이다. 정부는 2016년 저작권보호원을 설립해 저작권 침해 모니터링, 디지털포렌식 등 업무를 맡겼다.
윤 원장은 “그동안 종합상황실을 만들어 침해 사례에 실시간 대응 능력을 갖추는 등 성과를 거뒀다”면서 “오프라인에서 물리적 복제는 물론 인터넷 불법복제물 유통도 상당히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저작권보호원은 침해방지·탐지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등 저작권 기술 관련 컨트롤 타워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보호원은 12월 디지털포렌식센터를 개소한다. 윤 원장은 “국내 최고 증거수집 분석 능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대학과 연계해 전문인력 양성 요람으로 키울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고도화된 기술로 사후대응 능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국제협력도 강화한다. 윤 원장은 “불법 복제물 전파범위는 국내를 이미 넘어섰다”면서 “해외에서 발생하는 우리나라 콘텐츠 저작권 침해 대응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보호원은 최근 1~2년간 수시기관과 협력해 불법웹툰 사이트를 차단하고 운영자를 검거해왔다. 내년부터는 저작권위원회가 운영하는 중국,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4개 해외사무소를 이관 받는다. 해외저작권보호 업무를 일원화 하는 것이다. 한국이 주도하는 아이코텍 역시 해외에서 순회 개최하는 등 확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간과 협력해 국민 저작권 인식 제고 사업을 키우는 것도 과제로 제시했다. '저작권 오케이' 캠페인은 영화관, 유튜브 등 대중매체를 통해 더 널리 알릴 계획이다.
윤 원장은 “사후대응은 아무리 속도를 높여도 피해를 원천봉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대중의 저작권 관련 인식 수준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저작권은 태생부터 기술과 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작권 개념은 인쇄기술이 발달하면서 생겨났다”면서 “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며 저작권 관련 쟁점과 기술은 매우 빨리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도 법체계를 정비하며 저작권 침해 대응 제도를 보강하고 있지만 결국 기술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5G 시대와 인공지능(AI)이 본격화되면 저작권 침해 속도가 매우 빨라질 것”이라면서 “저작권을 '불법 복제물'이라는 법적인 테두리에서 볼 것이 아니라 고도화 되는 사회가 품어야 할 높은 수준 기술 영역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작권은 특히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면서 “저작권, 저작권 보호 산업을 콘텐츠 산업 동일시하면서 부가가치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