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기계업종 가동률과 생산액이 작년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를 위한 제조장비'를 공급하는 기계산업 특성상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수요산업 부진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반도체 등 수요산업에서 설비투자가 늘어나 생산액·가동률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국내 산업단지 내 기계업종 가동률은 올해 1월 59.5%를 기록한 이후 8월까지 59~62% 사이에 머물렀다. 지난해 국내 기계업종 가동률이 한번도 63% 이하를 기록하지 않은 것과 비교된다.
기계업종 생산액도 올해 1~8월까지 42조21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8조7391억원)에 비해 71.8%에 불과했다. 올해 월별 생산액은 6조원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을 제외하고 6조~7조원대 월별 생산액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생산이 줄어든 셈이다.
기계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이 부진한 와중에도 비교적 적은 하락폭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반기계 수출은 433억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2.4% 하락했지만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10.3%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 반면 국내 생산 지표는 하락폭이 더 가팔랐다.
이는 국내 설비투자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내 수요산업 수출이 대폭 꺾이면서 국내 기업 설비투자로 이어지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 대비 26.0% 줄었고 같은 기간 디스플레이 수출도 16.3% 하락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기계산업 수출은 상반기에는 작년보다 증가했지만 내수 생산액은 작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올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수요 산업 수출이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내수에서 설비 투자가 안 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기계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 직접적으로 크지 않다는 게 기계 관련 기업의 의견”이라며 “내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반도체 등 수요산업에서 다시 설비투자가 이뤄지면 기계업종 가동률과 생산액도 다시 회복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다만 내년에는 반도체 설비 투자계획이 올해보다 낫기 때문에 올해보다 생산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2018년 산업단지 기계업종 생산액·가동률 추이(단위: 억원, %)
자료: 한국산업단지공단
<표>2019년 산업단지 기계업종 생산액·가동률 추이(단위: 억원, %)
자료: 한국산업단지공단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