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스마트폰 최대 시장 미국에선 모토로라가 폴더블폰 '레이저'로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던진다. 화웨이가 진입하지 못하는 시장에서 갤럭시폴드 대항마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모토로라는 삼성전자가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 폼팩터로 낙점한 '클램셸' 방식을 레이저로 제품화했다.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접히는 구조로,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경험(UX)을 유지하며 휴대성을 극대화했다.
레이저는 화면을 접으면 일반 스마트폰 절반 정도 크기로 줄어든다. 외부에 2.7인치 보조 디스플레이로 알림을 확인하거나 셀피를 찍을 수 있다. 펼친 화면은 6.2인치다.
레이저는 과거 1억3000만 대 이상 판매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레이저 V3' 디자인 콘셉트를 계승, 옛 레이저폰 팬 향수를 자극했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와 화웨이 메이트X가 대화면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혼용하는 형태라면 모토로라 레이저는 접는 스마트폰 자체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통화를 마치고 휴대폰을 접으면서 경험하는 '닫음' 느낌 역시 폴더폰을 추억하는 세대에 무시할 수 없는 매력 요소다.
모토로라는 내년 1월 버라이즌을 통해 미국 시장에 레이저를 출시할 계획이다. 갤럭시폴드와 경쟁은 물론, 또 다른 폴더블 폼팩터로서 시장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1499달러(약 175만원)다. AT&T를 통해 1980달러(약 228만원)에 판매 중인 갤럭시폴드보다 50만원가량 저렴하다.
다만, 모바일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비롯 주요 스펙은 중저가급으로 가격 대비 아쉽다는 평가다. 2510㎃h에 불과한 배터리 역시 약점이다.
삼성전자가 모토로라 레이저에 대응해 내년 상반기 갤럭시폴드 후속을 조기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클램셸 방식으로, 갤럭시폴드보다 대중적 가격이 유력하다.
미국은 한국과 중국 중심으로 진행되는 차세대 스마트폰 폼팩터 경쟁에서 처음으로 주요 무대로 부상, 분위기가 고조된 모습이다.
다만 무대만 미국일 뿐 폴더블 스마트폰 한-중 경쟁구도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2014년 중국 레노버가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부를 인수함에 따라 사실상 중국계 회사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레이저를 발표하며 힌지 설계 등에 레노버와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밝혔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BOE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