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장점 '민첩성' 살리는 이주 전략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 기반 인프라인 클라우드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온프레미스 자원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멀티클라우드로 확장하는 등 인프라 환경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에 최적화한 네트워크·인프라 솔루션을 선뜻 선택하기란 녹록지 않다. 기업은 가상 인프라 자원을 효율적으로 설계해 비용을 절감해야 하고, 도입 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깊게 고민해야 한다. 국내 최초 오픈스택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 'IXcloud'를 운영 중인 (주)케이아이엔엑스의 클라우드 전문가 눈을 통해 현안과 대안을 짚어본다.

[실용주의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장점 '민첩성' 살리는 이주 전략

대형 제조업체와 은행, 항공사 등 큰 기업들의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사례가 늘고 있다. 클라우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있는 것이 배경으로, 대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고객을 보면 그 방식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대부분 고객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아래 절차를 밟는다. 첫째, 현재 사용 중인 물리 자원들 목록을 정리한다. 둘째, 해당 자원 중 클라우드로 이전할 자원들을 확인한다. 셋째, 백업이나 P2V 마이그레이션 솔루션을 이용해 대상 자원들을 클라우드로 이전한다. 넷째,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고 클라우드에서 서비스를 재개한다.

이른바 '들어서 옮기기(Lift-And-Shift)' 전략이다. 물리서버는 가상머신(VM)에 해당하고, 물리 방화벽은 보안 그룹에 들어간다. 이런 식으로 클라우드 대응 자원을 생성해 데이터를 복제한 후 동일하게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접근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지금의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거의 그대로 이전해 동일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수정하지 않으므로 추가 개발비용이 들지 않으며 새로운 운영계획을 세우고 교육하는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변경이 적기 때문에 이전에 소요되는 전체 시간이 줄어드는데, 기업은 '시간=돈'이므로 이전에 드는 비용은 줄일 수 있다.

[실용주의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장점 '민첩성' 살리는 이주 전략

그런데 이런 식으로 물리자원을 클라우드로 '그대로' 옮기면서 기업은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물리자원이 클라우드로 그대로 이전되기만 한다면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비유가 그간 많이 얘기돼온 반려동물과 가축(Pet vs Cattle)이다. 반려동물은 숫자가 많지 않으며, 하나하나 이름을 따로 붙여주고 주인은 이들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가 되면 씻겨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며 잠자리나 장난감도 각각 따로 마련해준다. 반면 소나 돼지같은 가축은 숫자가 많고 일반적으로 주인이 일일이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 사료배급이나 위생관리는 일괄적으로 이루어지고 주인이 관리에 최선을 다하지만 그 중 약한 개체 일부는 폐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말하자면 기존 인프라는 반려동물과 같아서 특별히 이름을 붙여서 관리한다. 가급적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운영해야 한다. 운영자는 이들 서버가 무슨 역할인지, 보안패치는 언제 했고 암호 변경은 언제 했는지 등 변경이력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다. 반면 클라우드에서 자원은 가축과 같아서 전체 무리를 관리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각각의 VM이나 컨테이너에 직접 접속해서 개별적으로 작업하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 일부 자원이 다운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전체 서비스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되며 운영자는 개별 자원이 아닌 전체 서비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전자가 기존에 물리서버들을 관리하던 방식이라면, 후자는 쉐프(Chef), 엔서블(Ansible), 테라폼(Terraform), 도커(Docker), 쿠버네티스(Kubernetes) 등 솔루션들로 대표되는 좀 더 클라우드 네이티브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방식이 반드시 나쁘다는 건 아니다. 이 상태로 클라우드로 옮기더라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분명히 있고, 앞서 언급한대로 애플리케이션이나 운영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는 건 운영 면에서 큰 플러스 요인이다.

그러나 만약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 네이티브하게 변경될 수 있다면 클라우드의 가장 큰 장점인 민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조직에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다. 물론 성격에 따라 클라우드 네이티브하게 변경할 수 없는 애플리케이션도 있을 것이며,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선택한다는 건 개발과 운영의 전체 프로세스를 바꾼다는 것이므로 초기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과 리스크도 높다. 하지만 이왕 클라우드로 이전을 결정했다면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으로의 이행도 같이 한번 고민할만한 주제라 생각한다. 처음 도입은 어려우나 일단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클라우드 장점을 극대화해 기업에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KINX 직원이 데이터센터 종합관제실에서 클라우드 익스체인지 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KINX 직원이 데이터센터 종합관제실에서 클라우드 익스체인지 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자료 제공 : 클라우드 전문기업 케이아이엔엑스(KINX)> 노규남 클라우드사업담당 이사 bardroh@kinx.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