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부동산 투자 심리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투자에 대한 관심(긍정적 전망)이 올해 들어 꾸준히 늘고 있으며 특히 4분기에는 급등 양상을 보였다. 정부가 쏟아내는 집값 안정대책이나 경제 상황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의 소비자체감경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자산관리방안으로 부동산투자를 권유하겠다는 응답이 급속히 늘고 있다. 반면 예·적금, 주식·펀드 투자를 권유하겠다는 반응은 감소하고 있다. 예·적금 선호도 감소폭(연초대비 -10.7)보다 부동산 선호도 증가폭(+15.4)이 훨씬 컸다는 점에서 부동산을 향한 소비자들의 재테크 심리 이동 강도를 읽을 수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시점에 오히려 인플레이션 시기의 재테크 방식(현금 기피, 부동산 선호)이 나타나고 있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재테크 방안으로 부동산투자를 권유하겠다는 의향(지수)은 1분기 80.3에서 2분기 84.6, 3분기 88.7로 나타나 분기별로 4포인트(P) 이상 올랐다. 4분기까지는 95.7로 3분기보다도 7P 급등해 쏠림 현상을 보였다.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90을 넘었으며 연초와 비교하면 15P 이상 늘어난 결과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역 지정(11월 6일)과 자사고 폐지(11월7일) 정책이 발표된 직후인 최근 조사 주간(11월 13~19일)에는 97.3까지 올라 머지 않아 100선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수 100 초과는 투자를 권유하겠다는 사람이 만류하겠다는 사람보다 많음을 뜻한다.
정부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안정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 판단은 다르다. 보고서는 지금 사지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 심리가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금리 인하와 경기 악화 우려가 겹치면서 예·적금과 주식·펀드를 떠난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4분기 들어 부동산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급속히 번지고 있고, 실제 이런 전망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위기에서 부동산 열풍이 번지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 추가 하락 등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부동산 거품 붕괴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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