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침울한 데이터 진흥 주간

26~29일은 데이터 진흥주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 경제에 대한 국민인식 확산과 산업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축제를 기획했다. 올해 6회째를 맞는 데이터 진흥주간은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 기대감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지만 졸지에 국회 성토장으로 변했다.

26일 저녁 '데이터인의 밤' 행사가 열렸다. 산·학·연 관계자가 모두 모여 데이터 3법 통과를 위해 삭발을 하고 단식이라고 해야 할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년여를 넘게 끌어 온 데이터 3법이 올해 안에 통과될 가망성이 계속 옅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중요하다고 강조해도 정쟁에 묻혀 데이터 3법 처리에 안개만 잔뜩 끼었다. 쟁의 등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법 통과가 어렵다고 보는 의식이 높다.

27일 바이오업계도 데이터 3법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국회가 말과 행동이 다른 엇박자를 내며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인공지능(AI) 시대다. 데이터는 AI를 개발하기 위한 혈액이다. 혈액이 돌지 않는 심장은 멈춘다. AI 엔진은 오픈소스로 가져다 쓸 수 있다. AI의 핵심은 데이터다. 어떤 데이터를 AI 엔진에 학습시키느냐에 따라 서비스와 산업이 달라진다. AI를 활용할 데이터가 전무한 상황에서 AI 산업을 발전시키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난 1년 내내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의원에게 데이터 3법은 이른바 '표'와 직결되는 법안이 아니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법은 여당이 발의한 법이다. 야당은 그저 여당이 발의한 법이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하는 양상도 보인다. 데이터 3법이 산업과 경제를 어떻게 바꾸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의원도 없다.

세계 100대 유니콘 기업 가운데 우리나라에 와서 사업을 하면 70%가 법 위반이라는 말이 있다. 반도체 이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비즈니스 찾기에 한창이다.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가야 한다. 우리 기업이 차별 받지 않고 데이터를 활용해서 AI 산업을 일으킬 기반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