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를 근로자로 채용, 가사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는 한정훈 홈스토리생활 대표 꿈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현실화될 전망이다. 홈스토리생활은 가사도우미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앱) '대리주부'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허용으로 가사도우미 1000명을 직접 고용할 수 있게 됐다.
한 대표는 “대리주부가 국내 최초 가사도우미 채용 기업이 됐다”며 “가사서비스 시장 혁신이 대리주부에 달렸다는 신념으로 노력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 역사에 기록되는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어렵게 일궈낸 결실이다. 가사도우미를 근로자로 인정하는 법이 2년 넘게 국회에서 잠들면서 속을 태워왔다. 법 통과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리자 규제 샌드박스 문을 두드렸다.
한 대표는 이미 가사서비스 시장에 새 이정표를 새겼다. 가사도우미가 근로자로 정식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1953년 근로기준법이 만들어진 후 처음이다. 그는 이 같은 변화가 시작일 뿐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당장은 인건비 상승으로 회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몇 수를 더 내다봤다. 가사서비스를 산업화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한 대표는 “고용이 안정돼야만 전문 인력을 양성, 산업을 키울 수 있다”며 “갈수록 늘어나는 수요에 걸맞은 양질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대리주부 앱은 2015년 출시됐다. 가사서비스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켜왔다. 기업형 가사서비스 사업을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가사도우미 명칭을 '홈 매니저'로 바꾸고 사원증을 발급, 소속감을 심어줬다. 가사도우미 민간 자격증도 설계했다.
복지에도 신경을 썼다. 월 최대 300만원 상당 대출을 6개월간 무이자로 받을 수 있다. 근속장려금, 서비스별 보너스, 지인 소개비도 지원하고 있다. 보험 가입도 가능하게 했다. 업무상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가사도우미 전용 파손보상보험을 개설했다. 경력에 따라 임금을 차등하는 등급 제도도 만들었다.
앞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가사도우미 1000명을 직접 고용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이 통과되면 5년 내 3만명 이상을 채용할 방침이다.
한 대표는 “국내 가사서비스 시장이 대리주부 등장 전과 후로 나뉜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면서 “고용 안정에 따른 전문성 향상이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다양한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