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부설기관인 국가핵융합연구소·재료연구소 독립법인화가 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회 일정이 불확실해지면서 법안 처리 과정이 순연되는 등 이번 회기 내 국회 통과 여부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핵융합연·재료연 독립법인화 내용을 담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출연연법)' 일부개정안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법안소위 이후 과방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본회의를 거쳐 향후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물론이고 과방위 소속 의원들도 내용에 문제를 삼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 여지가 없는 '비쟁점 사안'이라 절차만 속행한다면 별 탈 없이 처리할 수 있다.
문제는 과방위 법안소위가 계속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출구가 안 보이는 여야 갈등이 계속되면서 이달 내내 열리지 않았고, 앞으로 일정 확정도 요원한 상태다.
과방위 야당 간사 김성태 의원실 관계자는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다면 법안소위를 열 수 있겠지만 이견이 상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당 김성수 의원 측은 “우리 역시 계속 의견을 냈지만 야당에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핵융합연과 재료연 내부에서는 내달 10일까지인 이번 정기국회 기간 내 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기간 내 법안소위가 열려도, 처리해야 할 주요 법안이 워낙 많아 순번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과방위 법안소위에는 '데이터 3법' 가운데 한 축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함께 계류 중이다. 데이터 3법은 현 정부 숙원 법안이자 여야 합의 사항이다.
내달 열릴 전망인 임시국회와 내년 국회도 있지만 갈수록 상황은 어려워진다. 특히 내년으로 처리가 미뤄지면 총선 정국과 맞물려 처리 가능성이 급강하한다. 처리 없이 새로운 국회의원이 선출되면 현재 법안은 모두 폐기된다.
핵융합연과 재료연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채재우 재료연 경영전략부장은 “지금은 독립법인화를 이룰 수 있을지 장담하기 쉽지 않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임진호 핵융합연 경영기획부장은 “수년간 노력한 독립법인화 달성 여부가 국회 절차에 달려 있다”며 “어서 절차가 진행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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