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태양전지의 효율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33.7%에 머물러 있던 태양전지 효율을 46%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이영희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 연구팀이 빛 에너지에 비례해 전하 캐리어가 늘어나는 '캐리어 증폭' 현상을 구현할 수 있는 2차원 물질을 합성,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제 캐리어 증폭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관찰했다고 2일 밝혔다.
캐리어 증폭 현상은 특정 조건에서 광자가 지닌 여분의 에너지가 캐리어를 추가로 발생시키는 현상이다. 광자는 보통 캐리어 한 쌍만 발생시키고 나머지 에너지는 열로 방출한다. 그러나 캐리어 증폭 현상은 그동안 이론으로만 가능했다. 조건을 갖춘 2차원 소재를 합성하기 어려워 원자층 두께의 2차원 물질에서는 캐리어 증폭 현상을 볼 수 없었다.
연구팀은 2차원 분리가 가능하면서 광 흡수율과 캐리어 이동성이 우수한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로 연구를 지속한 결과 광 변환 효율이 좋은 몰리브덴디텔루리드(MoTe₂)와 텅스텐디셀레니드(WSe₂)를 대면적 합성했다.
합성 물질로 캐리어 증폭 현상도 관찰했다. 실시간 분석 결과 물질 내 캐리어 여분 에너지는 최대 99% 효율로 추가 캐리어를 발생시켰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활용하면 여분 에너지까지 태양전지에 담아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희 단장은 “2차원 전임금속 칼코겐 소재의 독특한 광학 특성은 앞으로 태양전지와 광검출기 등 다양한 광전자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가볍고 우수한 빛 흡수력과 뛰어난 내구성, 유연성을 갖춰 플렉시블 태양전지 상용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