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운명을 걸고 가스 누출과 전기 방전 위험을 찾아내는 세계 최소형 기기를 개발, 출시했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첫 단계를 지나 이제는 거대 공룡기업과 경쟁해서 세계에 이름을 알리겠습니다.”
김영기 에스엠인스트루먼트 대표는 초음파를 활용한 가스 누출, 전기 아크 실시간 촬영 카메라 분야에서 세계 수준 기술력을 갖췄다며 자부심이 대단했다.
에스엠인스트루먼트는 세계에서 크기가 가장 작은, 관련 기기 '배트캠 2.0'을 출시했다. 초소형 정밀기계 기술(MEMS) 센서로 237㎜에 불과한 기기를 구현했다. 무게는 1.2㎏에 불과하지만 성능은 뛰어나다. 100여개 고감도 마이크로폰을 내장해 초음파를 측정, 누출 장소를 잡아내며 기존 화학·광학방식 장비보다 검출 시간이나 검출 가능 가스 수에서 성능이 우수하다.
시장 반응도 좋다. 김 대표는 4일 “국내 정유화학 분야 대형 공장과 10여개 플랜트 기업 및 기관에서 제품 구매 의사를 밝혔다”면서 “발전소는 정기 점검 시 배관 7000포인트(P) 이상에 비누칠을 해서 누출 여부를 잡아내고 있지만 배트캠을 활용하면 적어도 몇 주일 걸리던 과정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지난 3년 동안 40억원을 투입, 배트캠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였다. 기업에 소음 관련 솔루션 제공에 주력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폭넓은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로 상당한 투자를 단행했다. 40억원은 에스엠인스트루먼트의 올해 매출 금액 수준이다.
내년에는 이를 토대로 배트캠 2.0 제품과 기업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는 세계 시장 진출 준비에 치중하고 있다. 중국 전기아크검사 시장과 북미 메탄가스 검출 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기업과의 납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시장도 중요하지만 세계에 진출해 플루크 같은 거대 기업과 경쟁하고 싶다”면서 “아직 확신은 이르지만 배트캠으로 수익 구조를 탈바꿈하고 상당한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제품 추가 개발에도 힘쓸 예정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스스로 기업 내 R&D를 이끌어 왔다. 김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소음과 진동 계측 분야에서 줄곧 활약해 왔다. 그만큼 R&D의 중요성을 잘 안다. 김 대표는 “휴대용 배트캠을 고정형으로 개발, 상황에 맞는 대응 솔루션을 늘려 갈 계획”이라면서 “지금도 매출 대비 20% 수준으로 R&D 투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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