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나노 물결 무늬에서 고차-위상 절연체 발견

국내 연구진이 나노 물결무늬에서 새로운 고차-위상 절연체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이성빈 물리학과 교수팀이 두 겹으로 비스듬하게 겹쳐 있는 이중 층 그래핀 '무아레 무늬'에서 새로운 고차-위상학적 양자상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프랑스어로 물결이라는 뜻을 가진 무아레는 두 격자구조를 비스듬히 겹쳐 놓았을 때 물결이 일렁이듯이 나타나는 간섭무늬다. 모기장이 겹쳐 있는 부위에 햇빛이 비치면 물결무늬가 보이는 것처럼 일상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두 층의 뒤틀어진 벌집모양 격자에서 나타나는 무아레 무늬
두 층의 뒤틀어진 벌집모양 격자에서 나타나는 무아레 무늬

이 무늬는 그래핀과 같은 2차원 나노 물질 두 겹을 비스듬하게 올려놓았을 때도 나타나는데, 이 때 그래핀 격자 주기를 수십에서 수만 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 뒤틀림 각도에 따라 물질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절연체나 초전도체로 만들기도 한다.

고차-위상 절연체는 새롭게 발견된 위상학적 절연체 가운데 하나다. 두 차원 낮은 경계가 금속성을 갖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2차원 물질에서 고차-위상학적 절연체 존재는 아직 증면된 적이 없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통일된 이론을 도출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연구팀은 그래핀 이중 층 무아레 무늬에서 나타나는 탄소 구조가 뒤틀림 각도에 상관없이 항상 몇 가지 대칭성을 가진다는 점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뒤틀림 각도에 상관없이 이중 층 그래핀이 절연체라면, 반드시 고차-위상학적 절연체 상태여야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어떠한 근사방법에도 의존하지 않고 규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뒤틀림 각도가 작은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근사방법에 의존해야만 했다.

박문집 연구원은 “격자구조 대칭성만을 이용해 이중 층 그래핀의 위상학적 특성을 정확하게 이론적으로 기술했다”며 “뒤틀린 그래핀 이중 층이 이차원 고차-위상학적 절연체의 새로운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