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수출 부진이 1년 내내 이어졌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월별 수출 감소폭이 두 자릿수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반도체·석유화학 단가 회복 지연, 대형 해양플랜트 인도 취소 등이 우리 수출을 힘겹게 했다.
세계 각국이 자체적으로 시험·인증 등의 규제를 시행하는 무역기술장벽(TBT)도 우려된다. 올해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된 TBT 건수는 총 3161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5년 동안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들의 TBT 통보 건수는 줄었지만 개발도상국의 규제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남방과 신북방 등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해 민·관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각 국가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장벽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 수출은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3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고, 수출 물량 증가세가 유지된 것은 다행이다. 또 품목과 시장, 수출 기업 다변화 및 다양화도 진전을 보였다. 7월부터 본격화된 일본의 대 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꿈틀거리고 있는 셈이다.
5일 무역의 날을 맞는 수출업계의 각오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배경이다. 수출 당국과 업계는 수출을 통한 성장 과실을 모든 경제 주체가 함께 누리고 흔들리지 않는 무역 강국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도 기념식에 직접 참석, 2030년까지 세계 4대 수출 강국 도약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보호무역주의의 거센 파고를 넘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3대 신산업과 화장품·이차전지·식품 산업을 미래 수출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무역의 날을 계기로 수출업계가 심기일전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