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사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모두 교체했다. 고객관계관리(CRM) 등 일부를 제외한 모든 데이터를 아마존웹서비스(AWS) DBMS로 이전했다.
제프 바 AWS 부사장(수석에반젤리스트)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19' 중 인터뷰를 통해 “아마존 DBMS는 CRM과 밀접한 시스템이나 오라클 DB 기반 서드파티 솔루션을 제외하고 100% AWS로 전환했다”며 “아마존 코드 DBMS는 모두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하드웨어 프로비저닝과 라이선스 관리를 타파하기 위해 DBMS 전환을 결정했다. 오라클 DB 사용으로 지속 늘어나는 트랜잭션과 데이터 규모 대응은 부담이었다. 클라우드 기반 최신 DBMS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처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7500여개 오라클 DB에 저장된 내부 데이터 75페타바이트(PB)를 AWS로 옮겼다. 아마존 오로라, 다이나모DB, 레드시프트 등 AWS DBMS로 전환했다. 본부별 업무에 최적화된 DBMS를 선택했다. DBMS를 이전하는 동안 결제, 카탈로그 관리, 배송 준비, 정산 등 서비스를 거의 중단하지 않았다. 인프라 전환으로 DBMS 비용을 50% 이상 절감하고 관리 부담은 70% 줄었다.
바 부사장은 “고객이 마이그레이션을 한 지 모를 정도로 전환은 순조롭게 이뤄졌고, 당시는 물론 전환 이후에도 고객은 아무런 불편 없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아마존닷컴 성능에 대한 고객 신뢰도는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평소 대비 전자상거래가 폭증하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도 별다른 장애 없이 서비스를 정상 운영했다.
전환한 대외 서비스는 알렉사, 아마존 프라임, 아마존 프레시, 킨들, 아마존 뮤직 등이다. 내부 업무시스템은 애드테크, 고객 페이먼트, 카탈로그시스템, 딜리버익스피리언스, 디지털디바이스, 익스터널페이먼트, 파이낸스, 마켓플레이스, 오더링, 리테일시스템 등이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기업이 오라클 DB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며 “종속과 징벌적 라이선스 규정 등이 그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계형DB 하나로 모든 시스템을 커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AWS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획일화된 툴이 아닌 적재적소에 맞춤형 DBMS를 활용, 효율적인 개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WS DBMS는 특수목적 DB로 비관계형·인메모리·시계열과 같이 성능, 기술, 기능, 환경 등 목적별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AWS는 아마존 사례로 코어시스템에 사용되는 오라클 DB 제거가 시기상조라는 중론을 타파했다. 클라우드 DBMS 시장에서 AWS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DBMS 대이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AWS 클라우드로 전사 IT시스템 전면전환을 선언했고 전환은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
다른 엔터프라이즈 기업도 업무별 다른 DMBS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AWS와 구글이 복수의 클라우드 DBMS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선택권이 커졌다. 티맥스데이터 '티베로'를 비롯해 마리아DB, 몽고DB 등 대체재도 있다.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오라클 DB가 미션 크리티컬한 시스템에 적합하지만 DBMS를 다수 도입할 경우 할인정책으로 가격 메리트를 주면서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며 “최근 다양한 DBMS가 등장했고 엔지니어 기술 역량도 증대돼 기업이 특정 DBMS에 편중되기 보다 전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