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1번째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와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 에이프로젠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11번째 유니콘 기업 등장으로 한국도 독일에 버금가는 세계 5위 유니콘 보유국가로 올라섰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CB Insight)가 에이프로젠을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했다고 밝혔다. 국가별 유니콘 기업 순위도 미국(210개사), 중국(102개사), 영국(22개사), 인도(18개사)의 뒤를 이어 독일과 함께 공동 5위로 상승했다.
무신사도 최근 주주총회를 열어 미국계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캐피털로부터 2000억원 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10번째 유니콘으로 이름을 올렸다.
유니콘 기업은 상장 이전 1조원 이상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기업을 의미한다. 중기부는 CB인사이트 등재 여부로 유니콘 기업을 확인하고 있다. 무신사와 에이프로젠은 각각 18억9000만달러, 10억4000만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중기부는 그간 유니콘 기업 증가에 1년 이상이 걸렸다면 최근에는 증가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4년 2개사에 불과했던 유니콘은 지난해 6개로 증가했고, 10일 현재 기준으로 11개까지 늘었다.
쿠팡, 야놀자,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쏠려 있던 업종 역시 에이프로젠 등재로 인해 생명공학 등 바이오 분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이프로젠은 김재섭 대표가 KAIST 교수 재직 당시 2000년 제넥셀을 설립하고 2006년 에이프로젠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계열사인 에이프로젠제약으로부터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GS071)를 기술이전 받아 일본 니치이코제약과 판권 계약을 맺으며 성장했다.
지난 5월 국내 VC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원을 투자유치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받아 CB인사이트에 유니콘으로 최종 등록됐다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쿠팡(90억달러), 옐로모바일(40억달러), L&P코스메틱(17억8000만달러), 크래프톤(50억달러), 비바리퍼블리카(22억달러), 우아한형제들(26억달러), 야놀자(10억달러), 위메프(26억5000만달러), 지피클럽(13억2000만달러) 등이 유니콘 기업으로 CB인사이트에 등재돼 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유니콘 기업 수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나라 스타트업 창업자와 벤처투자자의 땀과 노력으로 벤처생태계가 성숙해 가는 증거”라며 “2020년까지 유니콘 기업 20개를 목표로 응원·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이처럼 유니콘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를 반기면서도 단순히 숫자 증가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통해 유니콘 기업을 적극 육성하려는 정책 방향은 투자시장이나 창업생태계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면서도 “투자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건전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회와 정부 등이 면밀히 기업 건전성을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