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국가기술자격검정시험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게임사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막바지를 향해가는 가운데 기업체 인사 담당자를 중심으로 예산 낭비라는 의견이 비등하다. 물론 신입사원이 활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이라는 이견도 존재한다. 검정시험에는 매년 3억~4억원 세금이 투입된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국가기술자격검정시험이 게임사 취업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국가기술자격법에 의거한 콘텐츠산업 유일 국가기술자격검정임에도 취업 현장에서 외면받는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자격증 보유는 이력서에 한 줄이 더 있느냐 없느냐 딱 그 정도”라며 “실제 경험했던 프로젝트 또는 포트폴리오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 담당자는 “직무와 관련된 준비를 가늠하는 정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자격증 유무가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게임국가기술자격검정시험은 3월 경 필기문제 출제를 시작해 12월 합격자를 발표한다. 응시자들은 이 기간 중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본다. 일년간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자격증을 발급한다. 정보기술(IT)분야 전문사무 자격증으로 산업기사 또는 기사에 준한다. 학점은행제도에서 20학점이 인정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시험에 투입된 세금은 4억원이다. 21명 출제의원 수당으로 2억1000만원이 지급됐다. 출제수당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많은 시간과 세금이 들어가는 게임관련 유일한 자격증인데다 산업기사에 준하는 위상을 갖췄지만 업계에서는 효용성이 낮다고 평가된다. 실무와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자격증과 상관없이 포트폴리오와 면접 시 이뤄지는 시험으로 업무능력을 평가한다.
현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게임국가기술자격검정 응시자 수는 처음 도입된 이후 감소세다. 작년에만 30%가량 응시자가 늘었다. 2011년 3개직군을 모두 포함한 필기시험 응시자수는 1436명 수준이었다. 2013년 890명을 기점으로 2014년부터 721명, 2015년 492명, 2016년 463명, 2017년 429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체감온도와 달리 신입사원이 호감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전문대학이나 전문 아카데미를 다니지 않고 직무에 관심이 있어 준비해온 대졸 신입사원에게는 게임국가기술자격 시험이 서류상 유일한 어필 포인트라는 목소리다.
또 다른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입사를 준비하면서 직무 탐구를 했다는 유일한 증명 방법”이라며 “포트폴리오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완전 신입에게 이를 요구하는 건 중고신인만 뽑겠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자격증 실효성 강화를 위해 작년 3000만원을 들여 출제 기준을 실무 중심으로 변경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기준으로 출제한 시험은 올해 첫 합격자를 배출한다. 2022년까지 사용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