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방중 기간 중국, 일본과 각각 양자회담 개최도 추진 중이다.
양자회담이 성사될 경우 중국과는 사드 갈등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한한령에 변화가 있을지, 일본과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후 양국 간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 및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3국간 실질 협력 방안을 중점 협의하는 한편, 동북아 등 주요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3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은 3국 협력체제 2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것이라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지난 20년 간 이뤄진 3국 협력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별도 양자회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재 양자 정상회담 등에 대해서는 조율 중이어서 마무리되면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중일 정상회의에는 중국에서 리커창 총리가 참석하지만 이와 별도로 시 주석과 회담이 성사될 경우 사드 갈등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양국 관계의 친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북한과 미국 간 갈등이 증폭되는 국면에서 비핵화 프로세스 재가동 등 한반도 문제도 주요 안건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새로운 길'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 등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대북 설득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양자회담하면 작년 9월 미국 유엔총회 이후 15개월 만에 정식 회담을 하는 셈이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달 4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태국에서 11분간 단독 환담을 가진 바 있지만 정식 회담은 아니었다.
양 정상은 경색된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한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는 지난해 10월말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1년 넘게 악화 일로를 걷다가 최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결정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한일 협의가 진행되면서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