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와인의 복제 방지 반도체를 지문인식 모듈, 드론 등으로 확장 적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효승 네오와인 대표는 내년에 네오와인 제품을 기반으로 응용 제품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로 도어록 등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활용됐지만 자동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보안 채팅 프로그램, 드론 등 새로운 영역에 네오와인의 고도화한 암·복호화 기술을 장착하는 것이 목표다.
2002년에 설립된 네오와인은 복제 방지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다. 네오와인 복제 방지 칩에는 회사가 부여한 개별 보안코드가 삽입된다. 전자기기 모양을 똑같이 만들어도 보안 코드가 일치하는 네오와인 칩이 장착되지 않으면 복제가 안 되는 원리다.
네오와인 제품은 칩 안에서 암호화와 복호화를 한 번에 수행한다. 타원곡선 암호(ECC), 공개키 암호 기능 등 복잡한 암·복호 연산을 할 수 있는 DALPU-3, 자동차용 반도체 ALPU-CV 등 칩 크기를 줄이면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한 회사의 칩이 주목받고 있다.
또 최근 네오와인은 통신에 필수인 유심(USIM) 칩 없이 DALPU 제품만으로 스마트폰에 접속, 사용자의 익명성을 극대화하는 메신저 서비스까지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보안 칩 고도화를 위해 단순 부품 개발을 넘어 소프트웨어(SW) 강화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초기 제품은 하드웨어(HW) 설계에 90% 이상을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SW 개발에만 역량의 90%를 쏟고 있다.
이 대표는 11일 “중국 자동차 업체 등 2000개 이상 회사가 네오와인과 거래하고 있다”면서 “규모가 큰 회사들도 네오와인에 관심을 기울여서 샘플 적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내년 매출 규모를 10배 이상 늘리는 것이 회사 내부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1992년 삼성전자 입사 후 30년 가까이 시스템반도체 개발에만 몰두했다. 국내 시스템반도체업계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이 대표는 올해 4월 정부가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을 크게 환영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와 맞물린 정부의 투자 기조가 관련 업계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전망이다.
다만 이 대표는 꾸준한 투자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파운드리 고도화, IP 사용을 위한 SW 최적화 등을 위해 20년 정도 버텨 낼 수 있는 튼튼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정부에서 설계 인력 인건비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 업체 위주인 국내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긴 시간 동안 전문 인력 양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가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 줘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까지는 인력 공급 초기 단계 지원에만 머물러 있어 인력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게 이 대표의 전언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인력을 뽑았을 때 적어도 3년은 교육해야 나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지출이 필요하다”면서 “인력 구성의 위기를 극복했을 때 국내 업체도 고부가 가치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