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C 공공조달시장은 호황기를 맞았다. 윈도7 지원 종료에 따른 공공기관 PC 교체, 국방부발 대형 교체 수요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시장 호황은 희소식이지만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대란은 업계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공공조달시장에 진출한 중소·중견 PC 제조사 2019년 실적은 전년 대비 호전될 전망이다. 올해 대대적인 PC 교체 수요가 발생한 덕분이다.
공공시장 PC 수요는 국방부, 윈도10이 견인했다. 국방부에서 대대적인 PC 교체가 이뤄지면서 공공조달시장 주문이 크게 늘었다. 내년 1월 14일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7 기술지원이 끊어지면서 윈도10 도입하려는 공공기관 PC 교체 수요도 상당했다. 예년 공공조달시장 규모는 약 40만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해 공공조달시장 규모는 65만대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한다.
PC업체 고위 관계자는 “올해 시장은 65만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평년보다 크게 성장한 것”이라면서 “특히 국방부 PC 교체수요가 15만대로 추산된다. 전체 물량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대형 수요처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윈도7에서 촉발된 교체수요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도 대체할 수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PC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공공기관 역시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사업 성과에 대한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본지가 접촉한 제조사들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고 입을 모았다.
공공조달시장 주문 급증에도 불구하고 인텔 CPU 공급 부진은 호조세를 둔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인텔의 14㎚ 공정 기반 CPU 품귀현상은 매출, 영업이익에 악재로 작용했다. 공공기관 주문이 몰리는 내년 상반기 신규 수주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한 고위 관계자는 “공식 대리점 물량으로는 주문량을 맞출 수 없어 그레이마켓에서 인텔 CPU를 조달한다”면서 “공급 부족으로 시세가 크게 뛰면서 50~80달러 웃돈을 주고 제품을 받아온다. 공공기관 납품계약 당시보다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 저하로 직결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납기가 지연되면 향후 해당 공공기관 공급길이 사실상 막히게 된다. 업계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물량을 확보하려는 이유”라면서 “내년에도 CPU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돼 AMD CPU 채택을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내년 공공조달시장 전망은 평년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대형 호재로 꼽힌 윈도10, 국방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서다. 내년에 뚜렷한 PC 교체 수요가 보이지 않은 만큼, 예년 규모로 돌아갈 것이란 예상이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