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예정됐던 본회의가 무산됐다.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시도된 3당 원내대표 회의도 불발됐다. 오후에는 몰려든 보수단체의 농성으로 국회가 일시 정지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원안대로 처리를 비롯한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동안 4+1 협의체로 민주당과 뜻을 같이했던 정의당은 선거법 관련 30석 연동형 캡에 대해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
패스트트랙 처리를 둘러싼 임시국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의 소집이 연이어 무산되고, 4+1 협의체도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본회의를 열지 못했다. 안으로는 패스트트랙 처리를 두고 각 정당이 갈등을 보이고, 밖으로는 보수단체들이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한민수 국회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오전과 오후 두 번의 원내대표 소집을 했지만 열리지 않았다”며 “오늘은 본회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회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수단체의 국회 내 무단 집회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문 의장은 “오늘 특정세력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누구나 거리로 나와 자기 목소리만 낸다면 국회의 존재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제발 상식과 이성을 가지고 협상의 장에 나와 달라”며 조언했다.
여야는 이날도 각기 다른 샘법 속에 평행선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선거법 패스트트랙 원안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동형비례제 캡 적용과 석패율제 도입 등을 두고 4+1 협의가 난항에 직면하면서다.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4월 패스트트랙에 올린 원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석패율 제도는 중진 재석용으로 악용될 수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조금 늦더라도 바른길을 가겠다”며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4+1 재가동 가능성을 남겨두긴 했지만, 선거제 조정과 석패율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선거법 협상을 준연동제에서 준준연동제로 개혁을 후퇴시키는 행태라고 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자유한국당과 협상을 모색하지 말고 정치개혁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하고 있다.
청년 정치인들과 선거법 패스트트랙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전국 청년정치인 268명은 대표 성명을 통해 21대 국회 선거의 모든 지역구와 비례대표 분야에 2030 청년들이 최소 30% 이상 당선 가능권 안에 공천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