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문대학 평가, 교육 변화의 단초되길

전자신문이 올해 처음으로 전문대학 평가를 실시했다. 교육·컨설팅 기업 이티에듀, 전문대학 평가 전담 기관 이노베이션크래프츠, 정부정책 컨설팅 전문 기업 전략컨설팅집현 등이 참여했다. 미래 전문대학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정보를 제공, 폭넓은 진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70%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에서 가장 높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입시생과 대학 정원수가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대학의 생존경쟁이 발등의 불이다. 이와 더불어 학생 입장에서도 대학 입학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대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수행된 대학평가의가장 큰 한계는 대학 특성을 외면하고, 특성화 노력과 장점 대신 총점과 순위에 매몰됐다는 점이다. 원래 평가 취지와는 상관없이 대학 서열화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4년제 대학 중심으로 수요자보다는 공급자 시각에서 접근했다.

전문대학평가는 다섯 가지 특성화 분야에서 우수 전문대학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수 사례를 발굴·공유, 대학과 학생의 상생 발전을 도모한다. 대학은 간판을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 아니다. 전문대학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고 평생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술, 취업, 창업, 사회 나눔, 인재 등 다섯 가지 특성화 분야는 이런 전문대학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다.

대학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해야 한다. 더 이상 20년 전의 시각으로 20년 후를 예상하고, 이를 미래 세대에 강요할 수는 없다. 세상은 급격히 바뀌고 있고, 이에 맞춰 우리의 교육관, 학벌 만능주의, 사회적 인식과 시스템도 모두 바뀌지 않으면 급격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전자신문이 시도하는 전문대학 평가가 변화의 작은 단초라도 제공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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