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AWS·MS가 꽉 잡은 IaaS, 춘추전국시대 들어선 PaaS

새해에는 기업용 협업 툴 시장을 놓고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우선 네이버 '라인웍스'와 카카오 '아지트'가 진출한 기업용 메신저·협업 툴 시장은 최근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대중 메신저인 '카카오톡'이나 '라인'을 업무용으로 쓰는 경우도 많지만, 점차 업무와 개인 사생활 분리를 중요시하는 기조가 강해지면서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메일 방식 대비 생산성이 높아 미국 실리콘밸리 IT 기업은 물론 국내 스타트업에서도 필수 업무용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는 메신저 사업 분야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한 새로운 기업용 메신저를 준비 중이다.

슬랙테크놀로지 '슬랙'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가 기업용 협업 툴 양대산맥이다. 미국 리서치 전문 기관 리포트링커는 전 세계 협업 툴 시장이 연평균 11% 성장하면서 2023년에는 약 599억 달러(한화 약 71조5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출시된 슬랙은 현재 하루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거대 서비스다. 아마존과 스타벅스, BBC, 뉴욕타임스를 포함해 올 1월 말 기준 60만개 조직이 슬랙을 사용하고 있다. 이 중 8만5000만명 이상이 유료 사용자다. 올해 6월 IPO없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상장하며 상장 첫날 주가가 50% 이상 급등했다. 시가총액 232억달러(약 27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평가받는다. 내년 초 국내에도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 활동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슬랙 대항마인 MS 팀즈는 2016년 말 출시됐다. 오피스365 가입자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포춘 100대 기업 중 91곳, 50만개 이상 조직이 팀즈를 활용한다. 일일 사용자 숫자는 올해 7월 슬랙을 제쳤다. 지난달 기준 2000만명까지 증가했다. 콘텐츠 카메라, 인라인 번역, 라이브 캡션을 포함해 다양한 AI 기반 기능을 제공하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기업도 기업용 협업 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2014년 토스랩이 출시한 '잔디'를 비롯해 마드라스체크 '플로우'가 국내 환경에 맞는 사용자인터페이스를 앞세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한국 IDC에 따르면 국내 기업용 모바일 협업 솔루션 시장은 연평균 24.5%씩 성장해 올해 1075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MS, 구글 등과 맞붙게 된다. B2C 회사가 B2B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그리 드문 사례가 아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1위 업체인 AWS 역시 아마존닷컴 이커머스 사업을 위해 구축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와 여유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AWS는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가장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프라 측면에서 데이터센터, 지역, 코어의 수가 가장 많다. 더욱이 개발자와 협력사가 AWS에 익숙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강세를 보여왔다. 특히 인프라형 클라우드(IaaS) 시장에서 2위 MS 애저 대비 몇배 많은 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이 시장에서 AWS는 48%, MS는 16%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뒤를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이 바짝 뒤쫓고 있다. 알리바바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중국 지역에 대부분 매출이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다. 2018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700억달러(약 78조6100억원) 수준에 달한다. 대부분은 IaaS와 PaaS(플랫폼형 소프트웨어)가 차지하고 있다.

선두 주자 선점 효과, 규모의 경제, 서비스 깊이와 다양성을 고려하면 IaaS 시장에서 AWS, MS, GCP 경쟁력은 갈수록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또 다른 축인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은 각각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고 평가된다. 후발 주자들이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각축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슈분석] AWS·MS가 꽉 잡은 IaaS, 춘추전국시대 들어선 PaaS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