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가 독점 공급하며 차세대 이미지센서로 주목받는 비행시간거리측정(ToF) 센서를 구동하는 드라이버 집적회로(IC)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이 부품을 국산화한 동운아나텍은 세계 ToF 드라이버 IC 시장을 장악한 일본 소니와 글로벌 시장에서 정면 대결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팹리스 업체인 동운아나텍은 ToF 센서에 활용될 드라이버 IC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ToF 센서는 차세대 이미지 센서로 주목받고 있다. 피사체를 향해 발사한 빛이 튕겨져서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해 사물 입체감이나 공간 정보, 움직임 등을 인식하는 3차원(D) 센싱 기술이다.
스마트폰 업계를 중심으로 ToF 기술 활용 여부가 화두다. 사용자 얼굴과 공간 정보를 인식하면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광(SL) 방식이나 스테레오 카메라 방식 등 다른 3D 센싱 기술에 비해 멀리 있는 사물도 감지하는 게 특징이다.
ToF 센서는 혼자서 작동할 수 없다. 칩 구동에 필요한 전류와 전압을 조절하는 드라이버 IC가 함께 장착돼야 최적 성능을 발휘한다.
동운아나텍은 2년 연구개발(R&D) 끝에 ToF에 적용할 드라이버 IC를 국산화했다.
세계 각국 제조사가 만든 ToF 센서에 '맞춤화' 할 수 있는 드라이버 IC라는 점이 동운아나텍의 경쟁력이다.
우선 이 드라이버 IC는 ToF 센서 시장을 독점하는 일본 소니 ToF 센서와 호환이 가능하다.
ToF 기능을 구현하는 글로벌 제조사들의 스마트폰 대부분에는 소니 센서가 장착돼 있다. 구동 드라이버 IC 역시 소니 제품이 장악하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소니 ToF와의 호환성, 성능과 가격 경쟁력 등을 내세워 중국 등 주요 모바일 시장 점유율을 빠른 시간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신흥 ToF 센서 제조사와의 협력도 가능하다. 이 드라이버 IC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의 긴밀한 협력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니가 점유율을 과반 확보한 이미지센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ToF 센서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동운아나텍과의 드라이버 IC 협력 아래 100% 국산화한 ToF 기술로 소니와의 기술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동운아나텍은 드라이버IC 설계 전문 회사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탑재되는 자동초점(AF) 드라이버 IC,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용 드라이버 IC 등 다양한 구동 칩을 개발했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 카메라 AF 드라이버 IC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수년 간 드라이버 IC를 주력으로 해온 만큼, 차세대 드라이버 IC인 ToF용 제품에서도 소니의 아성을 깰만한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ToF 기술은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에 주로 탑재됐지만 전면 카메라 활용도 점차 늘어난 만큼 성장 가능성이 상당하다”면서 “내년 ToF 센서용 드라이버 IC와 함께 자사 제품인 손떨림방지기능(OIS)과 함께 햅틱용 IC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