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641〉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역무 지정

KT 직원이 초고속인터넷 연결 작업을 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KT 직원이 초고속인터넷 연결 작업을 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새해 1월 1일부터 초고속인터넷이 보편적 역무로 제공됩니다. 전기통신사업법이 정의한 보편적 역무(서비스)는 '모든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요금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전기통신 역무'를 말합니다.

보편적 역무로 지정된다는 것은 대다수 국민이 해당 역무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는 의미입니다. 소수 국민이라도 해당 서비스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제도로 의무화하는 게 목적이죠.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보편적 역무 제도를 시행해왔습니다.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보편적 역무 지정의 의미와 지정 방식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Q:보편적 역무 지정의 의미와 종류에는 무엇이 있나요?

A:보편적 역무는 국민 누구나가 누릴 수 있는 일종의 기본권입니다. 보편적 역무로 지정되면 이용자가 원할 경우 적정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가령 A씨 집에 보편적 역무로 지정된 통신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A는 요청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건에 따라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있는 다른 통신 서비스와 다른 점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4조에 따르면 정부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정도, 전기통신역무의 보급 정도, 공공의 이익과 안전, 사회복지 증진, 정보화 촉진 등을 고려해 보편적 역무를 결정합니다.

즉 보편적 역무로 지정된다는 것은 일정 규모 이상 이용자가 해당 역무를 사용 중이며,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기술이 발전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수 사용자만 사용하는 서비스를 보편적 역무로 지정할 수는 없습니다.

공공의 이익과 안전도 보편적 역무 선정 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해당 서비스를 보편적 역무로 지정할 경우 공공에 미칠 이익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사회 안전에 해를 끼친다면 보편적 역무로 지정될 수 없습니다.

현재 보편적 역무로 지정된 전기통신역무에는 시내전화와 공중전화, 도서통신, 선박무선 등이 있습니다. 4가지 보편적 역무 모두 KT가 보편적 역무 제공 사업자로 서비스 제공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 6월 초고속인터넷이 보편적 역무로 지정되면서 새해 초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역무 시행은 세계에서 8번째입니다.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수준과 보급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졌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자료 : 게이티이미지뱅크
자료 : 게이티이미지뱅크

Q:보편적 역무 제도는 어떻게 지정하고 시행되나요?

A:보편적 역무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먼저 보편적 역무로 제공할 서비스를 선정해야 합니다.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2010년 초반부터 보편적 역무로 지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나 속도가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편적 역무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역무 지정을 위해 2016년부터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전국 구석구석까지 초고속인터넷 제공 현황과 품질을 파악하는 한편, 연구반을 꾸려 보편적 역무 지정 시점과 방식 등을 논의했습니다.

보편적 역무 지정은 국민 편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체 사업자를 대표해 보편적 역무를 제공할 사업자를 선정하는데, 해당 사업자는 이용자 요청 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떄문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 관계자들과도 논의를 지속해 왔습니다.

보편적 역무 제공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손실보전' 제도입니다. 담당 사업지가 보편적 역무를 제공하면서 발생한 경제적 손실을 매출액이 일정액 이상인 다른 사업자들이 매출에 비례해 분담하는 제도입니다. 담당 사업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죠.

공중전화나 시내전화 등 기존 보편적 역무는 발생한 손실의 90% 이상을 다른 사업자가 분담하고 있습니다.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공방을 거쳐 손실보전 비율(손실보전율)을 60%로 결정했습니다. 제공 사업자로는 KT를 최종 선정할 예정입니다.

Q:초고속인터넷이 보편적 역무로 제공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A:우리나라는 광케이블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건물이 전국에 88만 가구나 있습니다. 일반 가정, 사무실 등 다양한 건물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합니다.

해당 건물에 아직 광케이블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건물이 낡거나 산악으로 둘러싸여 있는 등 물리적으로 광케이블을 설치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성을 이유로 사업자가 광케이블 설치를 꺼리는 건물이 대부분입니다.

외진 곳에 한두 건물이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초고속인터넷 제공으로 얻는 수익보다 광케이블 설치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사업자의 외면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새해 1월 1일부터는 이 같은 경우에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역무 제공 사업자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경제성이 낮더라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국민 편익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죠.

기가인터넷을 포함한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95%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역무 제공으로 보급률이 100% 가까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전국 어디서라도 소외받지 않고 정보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인터넷,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강국으로서 위상도 한층 높아질 전망입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도서]

◇'보편적 서비스 비용분담제도 정립방안 연구' 김형찬 지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펴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전기통신 분야에서 수행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보편적 역무의 비용분담 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보편적 역무 제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비용분담(손실보전) 제도에 대해 구체적 사례와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 해외 보편적 역무 제도를 소개하고 시사점을 정리했다. 음성전화와 공중전화 등 유선전화서비스의 손실분담금 산정 방법과 발전 방향도 소개한다. 손실분담 요율(손실보전율) 적용 방법과 절차, 분담금 산정 예시뿐만 아니라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 위반에 따른 제재 사례도 담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이상훈 지음. 지성사 펴냄

우리나라가 빚어낸 세계 일등의 상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한국의 월드 베스트'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다.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의 탄생과 발전에 관한 이야기와 기술적 메커니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우리나라 PC통신과 인터넷의 역사부터 초고속 인터넷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우여곡절의 순간을 되짚었다. 초고속 인터넷의 발전이 가지고 온 사회의 명암과 미래에는 어떠한 세상이 오는가에 대해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