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0.1㎜ 크기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품질을 검사하는 외관선별기에 인공지능(AI)을 적용했다. 육안으로는 존재 여부도 확인이 어려운 극소형 제품의 불량을 구분하는데 AI 역할이 크다.
#배터리 생산라인에도 AI가 접목된 머신비전이 활발하게 활용되기 시작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유연한 소재 특성상 외관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데다 전기차용으로 대형화된 지도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검사공정을 작업자 육안 검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검사 편차가 크고 인력도 많이 투입되는데 AI 머신비전을 활용하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머신비전이란 컴퓨터나 기계가 사람의 눈처럼 사물을 인식하도록 만든 기술이다. 영상에서 정교한 패턴을 추출해 정밀 제어, 불량 검사, 정밀 계측, 사용자 식별 등을 돕는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생산 과정에서 배터리, 카메라, PCB 모듈이 정확한 위치에 안착됐는지 마이크로 단위까지 정밀하게 판독한다.

최근 머신비전을 활용하는 많은 기업이 AI 딥러닝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머신비전 기업도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딥러닝으로 비정형 이미지 인식과 검사 문제를 해결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자동차 등 제조업부터 제약, 의료 기술, 자동차, 직물, 인쇄, 물류 등 섬세한 검사를 요하는 많은 분야로 머신비전 용도가 확장되고 있다. 특히 정밀부품을 생산하는데 있어 AI를 접목한 머신비전이 검사공정에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 품질 검사에 AI를 도입했다. 기존 MLCC 외관 선별기는 전통적 영상처리 기법으로 불량품을 선별하는데 미세하게 스크래치가 발생한 일부 제품은 판단이 모호해 선별에 어려움이 있었다. 'AI 기반 MLCC 외관선별기'는 과거 선별했던 데이터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을 바탕으로 검사를 실시해 불량품 검출 정확도를 높여 수율을 높이고 재검사율도 크게 개선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기존에는 외관을 영상 분석할 때 알고리즘을 적용해 양품과 불량품을 걸러내다보니 다양한 값을 입력하고 값을 벗어나는 경우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는 것들로 판별하는데 그러다보니 과선별되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AI를 적용하면 딥러닝 신경망 기법을 적용해 다양한 특징과 영상을 추출해 지속 학습을 시킨 후 판별하기 때문에 걸러져 나온 양이 적고 결과적으로 수율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도 검사 공정에 머신비전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우치형 배터리셀 외관 검사를 하는데 주로 활용한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정형화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주로 작업자가 육안으로 검사했지만 그러다보니 검사 편차도 크고 인력도 많이 투입됐다. AI 머신비전은 검사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머신비전 업계 관계자는 “사람의 눈은 약 2억만 화소로 아무리 좋은 카메라도 사람의 눈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직관적인 검사는 육안으로 봐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사람의 눈은 쉽게 피로해지고 실수로 못 보고 지나가는 것도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AI 딥러닝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업계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