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 산업에서 인공 지능(AI)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전자제품은 소비자가 제어하고 관리해야하는 수동적 사물이었다. AI를 탑재한 가전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인다. 소비자가 원하는 걸 먼저 제공하는 능동적인 서비스를 갖췄다. 전자 제품 역할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소비자 생활공간에 늘 놓여있는 TV와 가전은 소비자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최적 조건을 갖춘 덕분이다. 제조사들은 AI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을 더욱 윤택하게 바꿀 AI 가전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앞 다퉈 연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LG “미래 사활 걸었다” AI 기술 개발 총력전
삼성전자는 AI 핵심 추진 방향으로 △철저하게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저 센트릭(User Centric)' △지속적으로 학습해 성능을 높이는 올웨이즈 러닝(Always Learning) △멀티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지원하는 '올웨이즈 데어(Always There)' △사용자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도움이 되는 방향인 올웨이즈 헬프풀(Always Helpful)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올웨이즈 세이프(Always Safe)를 표방한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 리서치를 출범했다. 산하에 AI 센터를 신설했다. 2018년 1월에는 실리콘밸리에 AI 연구 센터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3~4년 동안 AI 기술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다. 2016년 11월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 밸리 소재 AI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2017년 11월에는 국내 스타트업 업체로는 처음으로 대화형 AI 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했다.
LG전자는 스마트 가전을 선보이며 AI 시대를 대비한다.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가전제품 본연의 차별화한 성능과 빅데이터를 연계한 AI 기반 스마트 가전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거점 구축해 AI 원천, 응용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5개 지역에 AI 연구개발 거점을 뒀다.

LG전자는 2017년 CTO부문 산하에 AI연구소를 신설했다. 인식 기술, 딥러닝 알고리즘 등 인공지능 제품·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북미 연구개발(R&D) 센터에는 AI 연구조직 '어드밴스드 AI 랩'을 세웠다. 딥러닝, 미래자동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인도 벵갈루루에 있는 소프트웨어 연구소 내 인공지능 연구 조직에서는 생체인식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필수 기능된 AI…TV·가전서 실력 발휘
삼성전자는 독자 개발한 AI '빅스비'에 집중한다. 2017년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S8, 갤럭시 노트8에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를 처음 탑재하기 시작했다. 이어 삼성전자 TV, 세탁기, 에어컨,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가전 제품에도 빅스비 기반 음성 인식 기능을 채택했다. 삼성전자 제품만의 차별화한 기능으로 부각시켰다. 삼성전자는 작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는 삼성전자 AI를 탑재한 로봇도 공개했다.
LG전자는 2017년 12월 자체 AI 브랜드 '씽큐'를 론칭했다. 씽큐는 오픈 플랫폼으로 딥러닝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해 똑똑해지는 LG인공지능 가전과 서비스를 통칭한다. LG전자 최신 가전은 모두 씽큐와 호환된다.
LG전자는 독자 인공지능 플랫폼을 비롯해 다양한 AI 플랫폼을 장착한 제품과 서비스에 '씽큐'를 적용하고 AI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로봇도 AI 기술을 대거 적용한 제품이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서빙로봇, 포터로봇, 쇼핑카트 로봇 등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오픈 플랫폼, 오픈 파트너십, 오픈 커넥티비티 등 3대 개방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AI 핵심은 '인재'...기업들 인재 유치 경쟁 치열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개발 핵심은 '인재 유치'라고 입을 모은다. 워낙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분야인 만큼 전문가가 한정적이다. 세계 석학과 전문가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에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2018년 6월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와 코넬테크 다니엘 리 교수를 영입했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삼성 리서치(SR)에서 삼성전자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을 맡았다.
다니엘 리 교수도 삼성 리서치에서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로보틱스 관련 연구를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위구연 교수를 펠로로 영입했다. 위구연 펠로는 삼성리서치에서 인공신경망(Neural Processing Unit) 기반 차세대 프로세서 관련 연구를 담당하게 됐다.
글로벌 AI 연구센터 개소에 맞춰 영국 케임브리지 AI 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 케임브리지 연구소 연구소장을 역임한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 AI 기반 감정인식 연구로 유명한 마야 팬틱 교수(임페리얼 칼리지 런던)도 영입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AI 센터는 러시아 고등경제대학(HSE), 드미트리 베트로프(Dmitry Vetrov) 교수, 스콜테크(Skoltech), 빅토르 렘피츠키(Victor Lempitsky) 교수 등을 영입했다.
LG전자는 AI 분야 인재 양성에 공들인다. 기본, 중급, 고급, 전문가 등으로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AI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카네기멜론대, 캐나다 토론토대와 함께 '인공지능 전문가(AI Specialist)' 교육,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지도교수를 포함한 인증위원 심의를 거쳐 LG전자 AI 전문가로 선정되면 주요 AI 프로젝트의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 솔루션을 개발하고, AI 분야에서 연구원 역량을 높이기 위한 멘토로 활동하게 된다.
LG전자는 올 1월 KAIST(카이스트)와 손잡고 'LG전자-KAIST AI 고급과정'을 개설했다. 과정을 수강하는 LG전자 연구원들은 KAIST 교수에게 직접 AI 심화교육을 받을 수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