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2차원 게임을 놓고 결투를 벌어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 넥슨과 일본 요스타, 중국 하이퍼그리프 연합군이 맞붙는다. 2차원 게임은 서브컬쳐 기반 게임을 일컫는 중국 게임 용어다. 일러스트류 게임이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2차원 게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 기대작과 중국 기대작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게임사들은 출시 전 충성심과 일인당평균결제금액(ARPPU)이 높은 덕심을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스튜디오비사이드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카운터사이드' 미디어 쇼케이스는 새해 1월 14일 열린다. 카운터사이드는 수집형 전략 액션게임이다. 흡입력 높은 시나리오와 수준 높은 인게임 연출이 특징이다. 대표적 덕심자극 게임인 '클로저스' 총괄 PD인 류금태 대표가 핸들을 잡아 주목받는다. 쇼케이스에서 류 대표와 박상연 디렉터가 론칭 스펙을 발표한다.
넥슨은 스튜디오비사이드에 전략투자를 진행했다. 2020년 모바일 신작 흥행이 절실한 상황에서 첫 타자로 낙점했다. 네코제를 통해 서브컬쳐와 2차 창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이용자 구미에 맞는 운영이 기대된다.
'명일방주'는 새해 1월 8일 기자 간담회를 연다. 한국에 지사가 없는 게임사가 진행하는 이례적인 간담회다. 중국 '하이퍼그리프'가 만들고 일본 '요스타'가 퍼블리싱한다. 요스타는 이날 향후 서비스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명일방주는 국내에 2차원 게임 돌풍을 일으키고 장기간 매출 최상위권에 위치했던 '소녀전선' 주요 개발진이 참여했다. 타워 디펜스 장르에 미소녀 캐릭터 수집형 RPG를 결합했다. 2차원게임 마니아 사이에서 '제2 소녀전선'으로 불리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서비스한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 서비스하는 요스타는 2차원 게임 '벽람항로'를 일본에 서비스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2차원게임 본산인 중국과 덕후의 로마라고 불리는 일본 비법을 접목해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2차원 게임 화력은 증명됐다.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스마트조이 '라스트 오리진', 카카오게임즈 '프린세스 커넥트' '뱅드림'이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들었다. 일반적으로 2차원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는 2~3개 게임을 함께 돌리기 때문에 신규 게임에 대한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적다.
또 2차원 게임 이용자는 충성심이 높아 ARPPU가 높다. 절대 이용자 수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비해 적지만 매출 상위권을 차지한다. 일정 금액을 지출하면 캐릭터를 고를 수 있는 이른바 '천장'을 얻기 위해 지갑을 여는 데 거부감이 없다. 또 게임 캐릭터 상품이나 성우와 연관된 굿즈에도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게임사는 부수익까지 노릴 수 있다.
덕심에 힘입어 '리니지2M'과 '리니지M' 'V4' 힘 싸움에 균열을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특유 덕심 자극에 실패하면 2차원 게임은 흥행확률이 현저하게 낮아진다”며 “한국 감성과 이미 검증된 중국 게임 간 대결은 마케팅과 이용자 2차 창작 요소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