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철수, 깜짝쇼는 안 된다

[사설]안철수, 깜짝쇼는 안 된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다”며 정치판 복귀 결심을 알렸다. 안 전 대표는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9월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 머물러 왔다. 간혹 주변 사람들을 통해 소식을 전했지만 본인이 직접 복귀 의사를 밝히기는 처음이다. 한국을 떠난 지 1년3개월 만이다.

여의도 정가는 즉각 반응했다. 미풍인지 태풍인지 가늠이 어렵지만 큰 관심을 보였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다시 출사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권은 '시계제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정계 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도 바른미래당 중심으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여권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다. 연동형 비례제부터 고위공직자 수사처(공수처)법까지 정국 주도권을 잡았지만 군소 정당을 활용한 반쪽 리더십일 뿐이다. 오리무중의 정치권에서 '안철수 카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총선이 불과 4개월 남짓 남았다.

1년이 넘는 공백에도 '안철수 복귀'에 정치권이 요동치는 배경은 새 정치를 위한 안팎의 요구가 그만큼 강렬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인 안철수라는 브랜드가 아직 이용 가치가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한몫했다. 문제는 안 전 대표 본인이다. 안 전 대표는 기존 정치권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함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안 전 대표를 찾는 배경은 아직도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여전히 벤처 때와 같은 '은둔형' 정치인에 머물고 있다. 만약 정계에 복귀할 결심을 굳혔다면 마지막 승부라는 각오로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