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시티면세점이 신촌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한화갤러리아와 두산 등 대기업에 이어 중소·중견 업체마저 자진 철수를 선택하면서 승자의 저주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면세점 신촌점을 운영하는 탑시티면세점은 지난해 12월 31일 관세청에 특허권을 반납했다.
탑시티면세점은 2016년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취득했다.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개점이 연기되면서 2018년 하반기에야 신촌 민자역사에 점포를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신촌역사와 명도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관세청으로부터 물품 반입 정지 명령까지 받아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업계에서는 추가로 문을 닫는 중소·중견면세점들이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사드 보복 이후 시내면세점이 중국인 보따리상 위주로 재편되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화됐다. 바잉 파워가 부족하고 중견 면세점들은 과도한 마케팅과 수수료 비용 탓에 수익성 악화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탑시티면세점의 모기업은 시티플러스로, 일본에서 사후면세점을 운영 중인 JTC가 지분을 보유한 케이박스로부터 240억원 지분투자를 받았다. 자금 대부분은 탑시티면세점 시내점 오픈에 투자됐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