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이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됐다는 것은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세계적 수준이라는 방증이다.
초고속인터넷이 보편적 서비스가 되면 사실상 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100%를 달성하게 된다. 초고속인터넷 속도뿐만 아니라 커버리지, 보급률, 활용률까지 최고 수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보편적 서비스 지정 의미는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서비스 지정은 1998년 초고속인터넷 보급 이후 22년 만에 이뤄졌다.
전기통신 분야의 보편적 서비스는 모든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요금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일종의 '기본권'이다. 초고속인터넷에 앞서 공중전화를 비롯 시내전화, 도서통신, 선박 무선전화가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돼 있다.
즉,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서비스 지정은 정보화 시대 진입과 데이터 서비스 이용 증대에 따라 초고속인터넷이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라는 점을 국가가 인정했다는 의미다.
◇세계 8번째, 속도는 100Mbps로 가장 빨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초고속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제공하는 8번째 국가가 됐다. 지금까지 초고속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한 국가는 미국, 스페인 등 7개국에 불과했다.
앞서 초고속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제공한 국가보다 속도는 훨씬 빠르다. 정부는 앞서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한 국가보다 빠른 속도로 제공할 것을 장담했다.
50~100Mbps가 논의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최고 제공 속도 100Mbps로 고시 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서비스를 2006년 가장 먼저 시작한 스위스는 현재 2Mbps 속도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페인·크로아티아·스웨덴이 제공 속도 1Mbps, 핀란드가 2Mbps, 몰타가 4Mbps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가장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미국은 10Mbps, 오는 3월로 예정된 영국 또한 10Mbps를 제공하는 만큼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최소 10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빠른 속도로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국민 편익 증진
보편적 서비스 지정은 공공 이익과 안전, 사회복지 증진, 정보화 촉진 등 통신 분야의 국민 편익을 고려해 시행됐다.
이용자 측면에서는 사각지대에서 초고속 인터넷이 제공되지 않던 불편함과 정보격차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약 88만개 건물에서 초고속인터넷이 제공되지 않았다. 특히 이용자가 1~2가구 밖에 안 되는 오지 등지에는 통신 사업자가 망 설치를 꺼려왔다. 월 이용료 수익보다 200~300m 광 케이블을 설치하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 케이블을 설치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속도 1~2Mbps인 과거 ADSL 등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서비스 지정을 통해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자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운영하는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서비스 홈페이지나 콜센터에 건물 주소를 입력해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를 조회하면 된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자가 없을 경우 보편적 서비스 제공사업자인 KT에 초고속인터넷을 신청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앞으로 농어촌, 산간지역 등 네트워크 사각지대 이용자가 일상생활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공 사업자는 KT...손실보전율은 60%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4일 KT를 초고속인터넷 보편적사업자로 최종 지정했다. 보편적 역무 손실보전율은 60%로, 매출액 300억원 이상인 20여개 전기통신사업자(제공사업자 포함)가 매출에 비례해 분담한다.
손실보전율 결정에 영향을 미친 요소는 원가와 편익이다. 원가가 낮거나 편익이 크면 손실이 작기 때문에 손실보전율도 낮추게 된다. 원가가 높고 편익이 적으면 손실이 커져 손실보전율도 높인다.
과기정통부는 50%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고 봤다. 초고속인터넷 보편적 역무 주요 대상인 도서지역 경우, 초고속인터넷 1회선 당 연간 원가를 20만~30만원으로 봤기 때문이다. 가입자당 월 2만~3만원 수준인 초고속인터넷 수익으로 연간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에 KT는 도서지역은 도심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회선당 40만~50만원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가입자를 유치할수록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과기정통부는 KT의 의견을 일부 반영, 최종 손실 보전율을 60%로 최종 결정해 지난달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고시 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