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OCR 유료화, 한·일서 'AI사업화' 본격화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은 2월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광학문자판독기술(OCR) 솔루션 API 유료화를 시작한다. 네이버가 이를 기반으로 AI 통합 패키지를 완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OCR는 화면이나 카메라를 통해 인쇄물 문자를 판독해서 디지털데이터로 만드는 기술이다. 번역, 명함 입력, 메뉴판 인식, 영수증 인식, 물류 등에 쓰일 뿐만 아니라 음성합성 기술과 결합해 AI 비서 서비스를 만드는 기반이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OCR 시장은 2025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OCR를 사용하면 문서 자동 분류가 가능하다. 반복 검증 업무를 줄이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글로벌 로봇사무자동화(RPA) 기업 유아이패스는 네이버 OCR를 사용하는 대표 파트너다. 유아이패스코리아는 자사 RPA와 네이버 OCR를 연동해 사업자등록증에서 정보를 추출,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정상 사업자 여부를 검증한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은 OCR 이용량에 따라 4가지 모델로 과금한다. 한국어·영어·일본어 인식이 가능하다. 상반기 안에 더욱 정교한 모델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직 수기 문서 작성 문화가 만연한 일본 시장을 노린 솔루션일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캠페인을 통해 손글씨 수집에 나서는 등 필기체 인식에도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OCR는 네이버 AI 연구개발(R&D) 조직 서치앤클로바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네이버 OCR는 국제대회에서 텐센트, 알리바바 등을 제치고 여러 차례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지난해 10월과 12월 OCR 솔루션을 베타테스트 형태로 출시했다.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베타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용화에 들어갔다.

네이버는 이미 테이블오더·바이브(한국), 코노미(일본)에 OCR 기술을 적용해 필드테스트를 진행했다. 종이영수증에서 결제금액, 메뉴명 등을 파악하는 코노미의 경우 구글 OCR 서비스보다 약 15% 정확도가 높다는 것이 네이버 자체 평가다.

NBP 관계자는 “다수 고객이 베타 기간에 OCR 성능을 충분히 검토하고 빠른 정식 서비스 전환을 요청했다”면서 “기업이 (OCR 같은) 서비스형AI(AIaaS)를 도입할 경우 AI 접근에 대한 난이도를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올해 OCR과 음성합성 기술을 합친 '램프'도 자체 상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그림과 텍스트가 섞인 동화책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OCR 유료화로 네이버는 기업간거래(B2B) AI 상품에서 통합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네이버는 챗봇, 음성인식(CSR), 음성합성(CSS), 얼굴인식(CFR), 고급음성합성(CPV), 문자판독(OCR) 비디오분석, 이미지검색, 머신러닝 플랫폼 등 약 9개 분야에서 AI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규모 이용량 이상만 과금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B2B 시장에 유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OCR 유료화, 한·일서 'AI사업화' 본격화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