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후 처음 정부부처 장관으로 CES 2020에 참석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우버에 '한국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정식 제안했다. 또 삼성, LG, SK 등 기업인을 만나 만찬 간담회를 열고 규제 완화 필요성과 혁신을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현지시간) 성윤모 장관이 CES 2020에서 에릭 엘리슨 우버 엘리베이트 대표를 만나, 한국 연구개발(R&D)센터 건립 등 투자·협력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우버 엘리베이트는 우버가 플라잉카 기반 운송서비스 사업 추진을 위해 2016년 내부에 설립한 조직으로, 현대차와 플라잉카 개발 협력을 진행 중이다.
성 장관은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ICT)·배터리·경량화 등 플라잉카 핵심 분야 기술력이 높고, 외국기업 투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엘리슨 대표는 △한국 미래차 기술력 △국민들 혁신에 대한 관심 △정부 투자 인센티브 등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를 긍정 검토 중이라고 화답했다.
성 장관은 스캇 허프만 구글 부사장(구글 어시스턴트 총괄)과도 만나 구글 인공지능(AI) 기술을 높이 평가하면서, AI 활성화를 위한 정부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삼성·LG·SK 등 CES에 참가한 우리 기업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최신 기술 트렌드·혁신 성공사례 등을 공유하며 제조업 르네상스 추진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성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최전선에 있는 주요 기업인과 최신 기술 트렌드를 살피고 해외 비즈니스 관련 애로사항 등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우리 기업이 세계에서 선전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고민할 것은 나누고 해결해나가자”면서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의 혁신 역량이 더욱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배두용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LG 맥주제조기 홈브루와 관련해 규제 완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 부사장은 “CES에 여러 홀이 있지만 사우스홀은 증강현실, 로봇 등 신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면서 “하지만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중견기업 참여가 많지 않았다. 혁신 차원에서 규제완화로 보다 많은 기업이 진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규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많은 부분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겠다”면서 “창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은 CES 전시회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지도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CES는 기업 1년 농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행사다. 전자제품은 보통 2~3월 출시하는데 바이어 업체들이 신모델 선택을 확정하는 계기가 바로 CES”라면서 “이곳에서 새로운 트렌드도 확인하는 차원에서 엔지니어, 디자이너, 영업 등 모든 팀이 이곳에 출동한다”고 말했다.
이완재 SKC 대표는 “SKC가 소재기업이다 보니 CES에 출품하는 완제품 트렌드를 파악하는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완제품에 들어가는 소재 등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모터쇼는 바로 제품화 될 수 있는 양산 제품을 주로 출품하지만 CES는 미래 회사가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라면서 “이번 CES에서 완성차 업체 중 에어 모빌리티 중심 전략을 발표한 건 현대차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정부 부처 간 프로세스 일원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윤원석 한컴그룹 해외사업 총괄사장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등 업종 간 융합 기술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정부부처가 나뉘어 있어 종합 지원이 부족할 때가 있다”면서 “일괄적으로 한 개 부처가 통합 지원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대기업으로는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 배두용 LG전자 부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이완재 SKC 대표가 참석했다. 중견기업에선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 윤원석 한컴 사장, 중소기업에선 김동오 코너스 대표, 정상국 마이크로시스템 대표, 임경수 링크페이스 대표, 강태일 인더케그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