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내·외부를 가리지 않는 이종 산업 간 '초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SK텔레콤 사업 역시 협력에 기반을 두고 추진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장기적으로 이동통신(MNO)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 매출을 높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한 조직 변화와 사명변경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기업과 협력 강화
박 사장은 'CES 2020'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단과 만나 이번 CES에 대한 생각과 한해 SK텔레콤의 전반적인 사업 방향성을 소개했다.
박 사장은 “SK그룹은 올해 CES에서 모빌리티와 배터리 기술력 등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보여서 올해 전시는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통신·미디어), SK하이닉스(반도체), SK이노베이션(배터리), SKC(소재) 등 그룹이 협력해 모빌리티 전략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른 기업과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인공지능(AI) 분야는 특히 국내 기업 간 힘을 모으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면서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협력을 하는데 우리 기업 간 협력이 없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카카오와 지분교환을 통한 협력을 추진하면서 AI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은 이번 CES에서 전기차 업체 바이톤과 양해각서(MOU)를 교환, 기술·서비스 개발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협력을 논의했다.
박 사장은 “앤디 재시 AWS 대표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인 만큼 반도체 공정 분야를 비롯해 협력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과 다른 차원의 협력을 하는 것이 한국 기업이 택해야 할 방향성이라고 부연했다.
◇MNO 외 사업 매출 비중 높일 것
박 사장은 초협력을 통한 기업 가치 극대화와 함께 '듀얼 OS'를 강조했다. 듀얼 OS는 이동통신(MNO) 사업과 뉴 ICT(미디어, 보안, 커버스)를 양대 성장 엔진으로 삼는 경영 체계다.
MNO는 5G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용 사례를 선보이고 기업용(B2B)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고객이 생활 속에서 5G를 생활 속에서 더욱 친숙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뉴 ICT 사업 비전으로는 유료가입자 1000만의 종합미디어회사, 연 매출 1조 클럽 넘어선 ICT 융합보안 회사, 국내외 협력 통한 커머스업계 게임체인저(Game changer)를 제시했다.
박 사장은 “현재 SK텔레콤 매출 중 MNO 부문 매출 비중이 60% 초반인데 장기적으로는 뉴 ICT 분야 매출을 늘려나갈 것”이라면서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원스토어 등 관계사 성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통신회사가 아닌 ICT 종합 기업으로 재평가 받도록 하겠다는 게 박 사장의 목표다. 이를 위해서 기업 정체성에 걸맞은 새로운 사명 도입 필요성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궁극적으로 체질 개선을 통해 구성원도 성과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나는 이런 식으로 회사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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