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분쟁 사태로 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날 7%대 가격 상승을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9일 하락세로 반전하는 등 급등락을 이어 갔다. 유관 시장에서는 전쟁이라는 과잉 반응이 비트코인이라는 대체 자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투기성 투자자 매수도 급증하면서 코인 시장 전체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9일 빗썸, 업비트 등 암호화폐 거래소에 따르면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수요가 비트코인이나 금 등 위험회피 대체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통상 글로벌 경기 불황이나 정세가 불안할 때 금이나 채권, 원유 같은 안전자산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비트코인 시세가 이와 유사한 차트를 그리면서 투기보다는 대체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란이 미국에 보복 공격을 개시한 7일(현지시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8000달러를 돌파했다. 하루 새 7%가 뛰었다, 그러나 이튿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 대응보다는 추가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는 한 단계 수위 낮은 대응책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시세는 급락했다.
빗썸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3일(오후 2시 기준) 835만원에서 8일 960만원, 9일 905만원을 기록했다.
이더리움 역시 3일 14만9000원에서 8일 16만6000원, 9일 15만9000원으로 급락을 거듭했다.
다만 이더리움의 경우 활성지갑 수, 백만달러 이상 거래 횟수 등 거래 활성화 지표가 상승했다.
암호화폐 시장 공시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이더리움의 활성지갑 수(실제 거래가 한 번이라도 일어난 지갑)는 42만315개로, 지난 일주일 동안의 하루 평균치 26만4246개에 비해 59% 늘었다. 지난 하루 동안 이더리움의 온체인 거래 횟수와 온체인 거래대금은 각각 63만6785회 및 2억7009만2882달러(약 3100억원)로, 지난 7일 동안의 하루 평균치보다 각각 10%와 35% 증가했다. 100만달러(약 11억5000만원) 이상 거래 횟수는 지난 하루 동안 23건이 발생하면서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13건보다 76% 늘었다. 리플은 3일 220원에서 8일 246원, 9일 235원을 찍었다.
전쟁 불안감이 대체 자산인 암호화폐로 일정 정도 몰렸지만 비트코인은 962만원 기준으로 투기성 투자자의 대거 매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수와 매도가 함께 움직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다른 코인도 일정 지지선을 넘어가면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어 손바뀜이 지속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미국-이란 갈등 여파에 대해 엇갈리는 입장을 내놨다. 9일 들어 일정 정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4월까지 '미국과 이란 갈등' 불확실성이 상승세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했다. 암호화폐 강세론이다. 반면에 또 다른 진영은 비트코인을 위시로 9일 이후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물량이 풀리는 현상이 나타나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투기성 투자자들의 물량 매도가 어느 정도 시장에 나올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금 가격과 같은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은 투기보다 대체자산으로 암호화폐가 국제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신호”라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코인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표]암호화폐 시세(자료-빗썸)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