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인물 관련 연관 검색어 노출 위치를 최하단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말 인물 관련 연관 검색어를 폐지한 카카오에 이어 네이버도 편향성 논란 차단 조치에 나선 것이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뉴스 서비스 개편 등 포털 정치색 빼기가 연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모바일과 PC 양쪽 포털에서 인물을 검색할 경우 연관 검색어를 페이지 최하단에 배치한다고 13일 밝혔다.
검색창 밑에 바로 노출하던 연관 검색어를 가장 밑으로 내렸다. 사진과 이력 등이 포함된 인물 정보 아래로 연관 검색어를 밀어낸 것이다. 인물을 검색하며 연관 검색어로 다른 정보를 찾는 일명 '파도타기'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부터 일부 이용자 대상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이례적으로 테스트 한 달 만에 빠르게 정식 적용했다.
네이버는 “실험 결과 '인물명' 검색에서 인물 관련 연관 검색어보다 인물 정보나 관련 뉴스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며 '사용성 개선'이 개편 배경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치권과 사회 요구를 받아들이는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지난해 '조국 사태'와 연예인 자살 등을 계기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이하 실급검), 연관 검색어 개편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지난해 10월 '공직 후보자 자녀의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 관련 연관 검색어 삭제 요청'을 받아들여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이름을 조 장관 연관 검색어에서 삭제하라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이미 중요 선거 기간에 인물 관련 연관 검색어와 자동완성 기능을 중단해 왔다”면서 “이번 조치는 평시에도 연관 검색어 영향을 줄이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카카오톡 샵(#)검색과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인물 관련 연관 검색어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해당 기능이 인물과 결합되면서 개인 인격과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네이버도 추가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인물 관련 연관 검색어에 대한 오해와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검색어를 인공지능(AI)을 통해 필터링하고, 유효한 정보성 검색어 위주로 노출할 수 있도록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급검, 뉴스 서비스, 연관 검색어 등 검색과 뉴스 서비스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편향성과 인위적 개입 가능성을 이유로 정치권의 압박이 강해진 것이 이유의 하나다.
네이버는 서비스 취지를 살리는 순차 개편, 카카오는 폐지를 포함한 전면 개편을 각각 추진한다. 네이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뉴스 서비스를 AI와 언론사에 맡기는 형태로 개편하고 있다. 급상승 검색어는 이용자가 이벤트, 중복 이슈 노출도를 조정할 수 있는 필터를 제공한다.
카카오 역시 올 상반기에 구독형으로 뉴스 서비스 전면 개편에 나선다. 인물 관련 연관 검색어와 연예뉴스 댓글은 지난해 이미 중단했다. 올해 2월 실급검 서비스도 폐지할 계획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