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성의 사운드 혁신 이끄는 '삼성전자 오디오랩' 가보니

앨런 드빈티어 삼성전자 오디오랩 상무가 오디오랩 기술 혁신 성과와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앨런 드빈티어 삼성전자 오디오랩 상무가 오디오랩 기술 혁신 성과와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최고의 사운드를 만들어 세계에 영감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삼성전자 사운드 혁신의 산실인 '삼성전자 오디오랩'에서 만난 앨런 드반티어 상무는 세계를 감동시킬 최고의 사운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은 2013년 설립됐다. 약 484평 규모 공간에 무반향실, 청음실 등 최첨단 응용연구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무반향실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 오디오랩만 갖춘 최첨단 시설이다.

삼성전자 오디오랩이 유일하게 보유한 무반향실. 유리섬유로 만든 벽면이 모든 잡음을 흡수해 깨끗한 소리 테스트가 가능하다.
삼성전자 오디오랩이 유일하게 보유한 무반향실. 유리섬유로 만든 벽면이 모든 잡음을 흡수해 깨끗한 소리 테스트가 가능하다.

오디오랩에는 20여 명의 오디오 전문 인력이 근무 중이다. 인력 중 절반 이상은 음향 관련 석박사 학위를 갖췄으며, 8명은 엔지니어인 동시에 현재도 밴드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다. 그만큼 사운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일한다.

삼성 오디오랩이 개발에 참여한 첫 제품은 2015년 CES에서 공개한 '무지향성 무선 360오디오'다. 이 제품은 어떤 공간에 위치해도 360도 전방위 입체음향을 구현했다.

다음 제품은 사운드바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4K 화질에 걸맞는 서라운드 사운드 경험을 가정에서 구현하는 것은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상향 스피커를 본체 및 별도 분리형 후방 스피커에 내재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바를 개발함으로써 가정에서도 멀티채널 사운드를 구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사운드바 'HW-90R'은 테크레이더, AV포럼, 트러스티드 리뷰 등 여러 전문매체로부터 평점 만점을 획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 오디오랩은 삼성 TV 음질 혁신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다수의 음향 기술 관련 특허도 갖췄다. 특히 2019년에는 오디오랩의 논문 3편이 오디오 음향 협회가 선정한 2019년 톱10 논문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오디오랩 연구 성과는 올해 삼성전자 TV 신제품 사운드 혁신에도 큰 역할을 했다.

2020년형 QLED 8K 신제품은 화질뿐 아니라 사운드도 크게 향상됐다. 이번에 적용한 'OTS+(Object Tracking Sound Plus)'는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사운드가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움직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TV만으로도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한다.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 등 화면에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을 때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TV와 사운드바 스피커를 동시에 활용해 최적의 사운드를 내는 'Q-심포니(Q-Symphony)'도 핵심 신기술이다. 일반적인 사운드바는 TV와 연결되면 TV 소리를 없애고 사운드바만으로 소리를 재생한다. 하지만 2020년형 삼성 QLED TV에 사운드바를 연결하면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TV 스피커와 사운드바가 동시에 소리를 재생한다. TV 상단에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풍부한 서라운드 음향을 재생하고, 사운드바를 통해서는 멀티채널 사운드와 강력한 저음을 재생한다. 이 기술은 CES 2020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드반티어 상무는 “최고의 사운드를 만들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 그리고 모두에게 우리 성과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이 오디오랩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