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 내 W-2 연구동 1층 105동 'C1가스분리전환연구센터' 연구실.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에 도움을 줄 핵심 기술 기반이 만들어진 곳이다. 이산화탄소(CO₂)를 휘발유와 같은 탄화수소로 직접 전환하는 원천기술, 효율적인 탄소자원화 방법론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공간 내부는 다른 연구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학교 교실 몇 개를 이어붙인 듯한 공간에는 실험 자재와 각종 전자기기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전기원 박사 안내로 실제 휘발유 전환반응을 일으키는 반응기를 접해볼 수 있었다. 아직 실험실 단계인 만큼 기기가 크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밸브와 관이 뒤얽힌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다. 관 안에 미리 채워 둔 촉매와 가스가 반응해 액체와 기체 생성물이 생겨나게 된다. 액체는 휘발유, 기체는 LPG·LNG 형태다.
전 박사는 “기기 옆 CO₂·수소 탱크에서 넘어온 가스가 이곳 반응기에서 '수소화 반응'을 거쳐 바로 유용자원으로 거듭나게 된다”며 “이전에는 2단계로 나뉜 간접 전환공정을 썼지만, 우리 연구진이 처음으로 1단계로 마무리 짓는 직접 전환 공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해구 박사가 공정 핵심 요소인 촉매를 보여줬다. 촉매는 커피 가루처럼 갈색이었다. 그는 “철이 주된 촉매 요소지만 여기에 구리와 칼륨도 섞여 있다”면서 “구리가 철을 보조하고 칼륨은 반응으로 나온 일산화탄소(CO)를 연쇄 결합해 탄화수소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생성된 휘발유도 볼 수 있었다. 기기 하단 원통 형태 콘덴서에서 생성물을 포집하는데, 투명한 액체가 보였다. 분량이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박 박사는 “지금은 연구실 수준으로 규모가 작아 하루에 만들어내는 양이 10그램(g)에 불과하다”며 “곧 시운전 및 생산이 가능한 큰 규모 반응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기원 박사는 “내년 이맘때부터는 하루 10㎏ 수준 액체 연료를 생산하는 장비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보다 효율화하고 키워서 온출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