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가 미래차 시장 대응을 위한 중장기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내연기관 위주에서 전기차로 사업 체질을 전환하고, 고객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해 '브랜드 혁신'과 '수익성 확대'에 나선다. 2025년까지 1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6.6%,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기아차는 14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주주·애널리스트·신용평가사 등을 대상으로 중장기 전략 'Plan S(플랜 S)'와 '2025년 재무 및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는 지금이야말로 기아차가 미래 고객 가치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할 때”라며 “변화에 적응하는 차원을 넘어 혁신을 주도하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기아차의 'Plan S'는 '전기차 및 모빌리티 솔루션', 두 축에 중점에 두고 △전기차 대중화 선도 △전기차·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 확대 등을 추진한다.
또 미래 사업 체제로 변화하는 모습을 고객과 함께 공감하도록 브랜드 정체성(BI), 기업 이미지(CI), 디자인 방향성(DI), 사용자 경험(UX) 등 모든 부문에 걸쳐 근본적 혁신을 추진한다.
기아차의 새로운 브랜드는 전기차 시대의 선도자,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와 'Z세대'에게 사랑 받은 브랜드, 도전과 혁신의 상징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특히 기아차는 전기차 전용 모델 출시 등 제품 차별화와 함께 생산·판매·서비스 등 전사 혁신 체계 구축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 확보에 주력한다. 내연기관 차량의 제조 역량을 토대로 경쟁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차별화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2021년 첫 전기차 전용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2022년부터 승용·SUV·MPV 등 전차종에 걸쳐 2025년까지 총 11종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기아차의 전기차 모델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 승용과 SUV의 경계를 허무는 크로스오버 디자인, 미래지향적 사용자 경험, 500km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거리, 20분 이내 초고속 충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집약시킨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라인업은 충전시스템 이원화(400V/800V) 등 고객 요구에 맞춰 상품성을 차별화한 고성능의 '전용 전기차'와 보급형의 '파생 전기차'를 갖춰, 다양한 선택지를 제안할 계획이다.
국내를 비롯한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은 연비 규제 대응,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고려해 2025년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한다. 신흥시장은 전기차 보급 속도를 감안해 선별적인 전기차 투입을 검토하고,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 확대에 중점을 둔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렌탈/리스 프로그램과 중고 배터리 관련 사업 등도 검토 중이다.

기아차가 전기차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기 위해 인프라와 기술력 확보 등 자원 순환 체계 구축을 통한 전기차 후방산업에도 나설 방침이다.
또 기아차는 글로벌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전기차·자율주행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전자상거래 활성화, 차량 공유 확대 등에 따라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환경오염, 전기차 보급 확대 등에 적극적인 글로벌 대도시에서 지역 사업자 등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전기차 충전소, 차량 정비 센터, 각종 편의시설 등이 갖춰진 '모빌리티 허브(Hub)'를 구축한다.
모빌리티 허브는 환경 규제로 도시 진입이 불가한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의 환승 거점으로 활용되며, 향후 모빌리티 허브 내 인프라를 이용한 소규모 물류 서비스, 차량 정비 등 신규 사업 모델도 발굴한다.

장기적으로는 모빌리티 허브를 통해 확보된 도시 거점 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 '수요응답형(on-demand)' 로보셔틀 등을 운영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개인에게 판매하는 차량을 단순히 용도 변경하는 수준에서 탈피해 기업 고객 등을 대상으로 한 PBV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 산업 수요의 약 5% 수준인 운송·물류·유통 등 기업 고객들이 전자상거래, 차량 공유 등 확대로 2030년엔 약 25% 가량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핵심 고객 확보를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해 PBV 상품 고도화에도 집중한다. 니로EV·쏘울EV 등 기존 차량에 별도 트림을 운영하는 과도기를 거쳐, 차량 공유 서비스 전용차, 상하차가 용이한 저상 물류차, 냉장·냉각 시스템이 적용된 신선식품 배송차 등 전용 PBV를 개발, 공급할 계획이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이 보편화되는 시점에는 초소형 무인 배송차, 로보택시 등 통합 모듈 방식의 '스케이트보드(skateboard) 플랫폼' 기술 등이 적용된 전기차·자율주행 기반 맞춤형 PBV로 사업 모델을 확대한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맞게 자유자재로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이날 기아차는 성공적인 미래 사업 체제 전환을 위한 수익성 확보 방안과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주주 환원 정책 등 중장기 재무·투자 전략도 함께 발표했다.
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29조원을 투자하고, 영업이익률 6%, 자기자본이익률 (ROE) 10.6%를 달성할 방침이다. 내연기관 사업의 수익성 개선 등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 전기차 및 모빌리티 솔루션 등 미래 사업의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향후 2~3년 내 쏘렌토, 스포티지 등 볼륨 SUV 중심으로 신차 출시가 계속되는 만큼 판매 믹스 개선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 현재 50% 수준인 SUV 판매 비중을 2022년 6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4위 자동차시장인 인도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지난해 인도공장 가동과 소형 SUV '셀토스' 판매 개시로 인기 돌풍을 일으키며 시장 안착에 성공한 기아차는 RV 중심의 신규 라인업 추가, 공장 가동률 확대, 2022년 30만대 생산 체제 구축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 리더십 확보 차원에서 설계 최적화 및 표준화 혁신으로 재료비 절감, 내연기관과의 부품 공용화 증대, 신기술 개발, 신사양 운영 등 전기차 아키텍처 개발 체계 도입을 통한 원가 구조 혁신에 집중한다. 2025년에는 내연기관 수준의 전기차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 및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주주 환원 정책도 적극 시행한다. 단기적으로는 25~30% 수준의 배당 성향 기조를 지속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개선된 현금 흐름을 토대로 자사주 매입, 배당 성향 확대 등도 적극 검토한다. 뿐만 아니라 주주 가치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자기자본이익률을 글로벌 상위 그룹 수준인 10%대로 끌어 올려, 2025년 10.6%를 달성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