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신년회견]"조국에 '마음의 빚' 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했다. 국민에겐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이제 그만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본 조 전 장관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이르기까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을 통해 밝혀질 일”이라며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에 빚을 졌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 분을 지지하는 분이든 반대하는 분이든 이제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끝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임기 종료 후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대통령 이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을 한다든지, 현실정치하고 연관을 계속 가진다든지 하는 것은 일체 하고 싶지 않다.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종료 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것에 대해선 “좋지 않은 모습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했다.

전 청와대 경제수석인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에 대한 기업은행 노조 반대에 대해선 “기업은행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윤 행장이 자격 미달 인사라면 모르겠으나 그 분은 경제 금융 분야에 종사해 왔고, 경제 수석에 IMF 상임이사를 하는 등 경력 면에서 미달되는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에 여당의 이러한 인사를 두고 관치금융,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던 것에 대해선 “과거에는 민간 금융기관, 민간 은행장 인사에까지 정부가 사실상 개입해 관치 금융, 낙하산 인사를 들었지만 기업은행은 정부가 투자한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으로,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고 일축했다.

기업은행 노조에겐 “다음에는 내부에서 은행장을 발탁할 기회가 있을 것이므로 열린 마음으로 인사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사전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은 채 열렸다. 90분 예정시간보다 20분 넘게 진행됐다. 내신기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과의 마찰, 외신기자는 북한 비핵화 과정 등을 집중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웃음을 지었으나 남북 문제 질의 때는 비장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일본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원칙적인 답변을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