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첫해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AI)이다. PC에서 모바일을 거쳐 새로운 10년의 주역은 AI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는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사회 혁신을 일으킨다. AI는 산업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부가 가치를 창출한다. AI는 산업 간 융합으로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만들어 낸다. AI는 모든 산업에 응용이 가능해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종이 생겨난다. AI는 투자와 고용을 불러온다. 미래 일자리 가운데 70%는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다
40대 실업 문제가 한국 경제에 적신호를 울리고 있다. 40대 일자리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제조업과 금융업에서 40대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정규직에 종사하다 퇴직 후 경력을 살리지 못하고 저임금의 비정규 일자리를 찾는 40대가 부쩍 늘고 있다. 제조업 경기가 바닥을 기고 있어 동종 업계 재취업이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40대의 특징은 첫째 노동 시장의 중추이며,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경제의 핵심 계층이다. 둘째 근로 소득에 비해 자식 교육, 부모 공양 등 지출이 많다. 셋째 고용 시장에서 가장 인기 없는 연령대다. 넷째 일자리 정책은 청년과 노년층에 집중돼 있어 소외된 낀 세대다. 다섯째 세금 부담은 크고 고용 안전망 혜택과 재취업 교육 혜택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 시기에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격탄을 맞았고 현재는 제조업 불황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슬픈 세대다.
그동안 정부는 고용이 높다는 이유로 40대 일자리 대책을 소홀히 했다. 그러나 40대 고용률은 2017년 79.4%에서 2018년 79%, 2019년 78.4%로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모든 연령을 통틀어 고용률이 떨어지는 유일한 세대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일자리 예산으로 76조9000억원(고용보험 포함)을 집행했고 올해는 25조 8000억원을 편성했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40대 일자리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40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국가 과제다.
40대 일자리 창출은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일자리 정책 방향의 대전환과 혁신이 시급하다. 40대 맞춤형 일자리 로드맵은 AI 사회 변화에 맞춰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직업 훈련에 집중돼야 한다. 40대 일자리 창출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용보험기금 20%는 부족하다. 정책은 타이밍과 속도에 승패가 달려 있다.
둘째 낡고 불합리한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일자리의 95%는 민간 기업에서 만든다. 신산업 분야에서 최근 규제를 피해 외국으로 나가 사업을 펼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혁신 산업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혁신이 투자를 불러와 일자리를 만든다. 경제 성장 주역은 혁신이고 혁신 주체는 기업이다. 혁신하지 않으면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기업이 혁신 역량을 발휘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셋째 노동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임금 인상과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파업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이제는 투쟁보다 사회 대화가 앞서야 한다. 기업이 망하길 바라는 노조는 없을 것이다.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면 일자리가 줄어든다. 글로벌 시장에서 노동의 효율성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AI 시대에 걸맞게 노사관계가 '윈윈'하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AI 혁명 물결을 타고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AI 관련 분야에 선제 대응하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새해는 정말 성과를 내야 하는 집권 4년차다. 정부는 40대 일자리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 40대 퇴출이 없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박정일 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겸임교수 tigerdream@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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