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인치 노트북인데, 이 무게라고?”
처음 2020년형 LG 그램 17을 만져보고 든 생각이다. 17인치 대화면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출퇴근길에 가지고 다닐 만한 만만한 무게였다.
“닫으면 15, 열면 17”라는 광고 문구처럼 17인치 대화면임에도 제품 바디는 15인치를 연상케 할 만큼 콤팩트했다. 무게는 13인치 일반 노트북 수준이다.
그램 17 이전에도 17인치 노트북은 많이 출시됐다. 하지만 대부분 무게가 2㎏을 훌쩍 넘었다. 휴대형이라기보다는 데스크톱 대용으로 사용됐다. 휴대형이라기 보다는 사무실용, 사내 이동 회의용으로 적절했다.
'크면서도 가벼운 노트북'은 넘기 힘든 벽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시된 LG 그램 17은 소비자 기대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대화면 노트북 수요에 대한 LG전자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팔린 LG 그램의 국내 매출 중 25%가 '그램 17'이었다고 한다. 대화면 모델이 그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그램 17이 좋은 반응을 얻자 타사에서도 대화면 제품을 속속 출시했다. 점차 노트북 시장이 대화면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A사의 경우, 15인치 모델을 단종시키고 16인치 노트북 출시한 경우도 있었다.
LG전자 노트북 브랜드 'LG 그램'은 지난 2014년 가벼운 무게와 휴대성을 앞세워 노트북 PC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브랜드 네이밍도 '마의 무게'인 1㎏ 한계를 깼다는 의미에서 '그램'이다.
이후 노트북 시장에는 초경량, 휴대성을 앞세운 제품이 쏟아졌다. 2019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17인치 노트북'으로 기네스 인증을 받은 'LG 그램 17'로 또 한번 돌풍을 일으켰다.
초경량, 대화면 트렌드로 노트북 시장을 이끄는 LG 그램은 국내외에서 경쟁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그램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에서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다. 미국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가 전문가 심사, 소비자 조사 등을 종합해 실시한 평가에서는 노트북 14인치 제품군 부문 '올해 최고의 노트북(Best Laptops of 2019)'으로 선정됐다.
한국소비자포럼이 전국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를 이끌어갈 브랜드를 선발하는 '2020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에서 노트북 부문 퍼스트브랜드 대상까지 수상하며 입지를 굳혔다.
◇17 대화면에 담아낸 생생한 화질
2020년형 그램 17은 IPS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각도에서 화면을 봐도 왜곡이 느껴지지 않는 생생한 화질을 구현했다. 영상을 재생했을 때도 실제에 가까운 생동감 있는 컬러 구현했다. FHD 약 2배 해상도인 WQXGA(2560×1600)를 탑재해 화질이 선명하다.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즐길 때 또렷한 화질로 몰입감을 높여줬다. 화면 비율도 매우 '시원하다'는 느낌을 줬다. 16:10 비율을 초슬림 베젤에 담아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보여줬다.
대화면 장점은 화면 분할 시 발휘됐다. 웹서핑을 하거나 문서를 작업할 때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 리뷰 중 17사이즈 화면을 보다가 15사이즈 화면을 보니 갑갑한 느낌마저 들었다.
◇늘어난 배터리 용량, 작아진 바디
그동안 노트북 업계에서 60Wh, 72Wh 배터리를 대중화시켰던 LG 그램이 이번에는 80Wh 배터리를 장착하며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그램 시리즈 중 최대 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무게는 여전히 1350g에 불과하다. 배터리를 키우면서 휴대성을 놓치지 않았단 것이 느껴졌다.
한 손에 가볍게 들 수 있을 만큼 가볍지만, 일명 '밀스펙'으로 불리는 미국 국방성 신뢰성 테스트 7개 항목(충격, 먼지, 고온, 저온, 진동, 염무, 저압)을 통과했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증거다.
매일 노트북을 가지고 외근하는 사람들에게 노트북 내구성은 가장 중요한 스펙 중 하나다.
화면 크기는 17로 작년과 동일한데, 올해 신제품 바디는 더 작아졌다. 노트북 화면부와 조작부를 연결하는 힌지부분에 '히든 힌지'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제품 바디 사이즈가 3㎜ 줄어든 것이다. 덕분에 외관 디자인도 더욱 깔끔해졌다. 그램 17은 화면은 17사이즈이지만 바디는 기존 15인치와 비슷하다. 기존 15사이즈 노트북 가방에도 무리 없이 들어간다.
◇2020년형으로 더 강력해진 성능
2020년형 LG 그램에는 최신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를 탑재했다. 그래픽 성능이 기존 대비 최대 2배 향상됐다. 이미지나 영상 편집 등 그래픽 작업을 하거나 가벼운 게임을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기본 메모리 속도도 기존 2400㎒에서 3200㎒로 늘어나 포토숍 같은 고스펙 프로그램도 막힘없이 구동할 수 있다.
SSD도 SATA 방식에서 NVMe 방식으로 변경해 속도를 개선했다. UFS카드 슬롯으로 마이크로SD카드보다 최대 5대 빠른 속도 지원한다. 와이파이 6를 장착해 최대 2.4Gbps 속도를 제공, 이전 보다 빠른 무선 인터넷 환경을 구축했다.
◇놓치지 않는 편의성
숫자 키패드 부분도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3열이었던 숫자 키보드를 4열로 변경했다. 레이아웃이 확장됐다. 일반 키보드와 동일한 배열을 유지해 편의성을 높여 오타율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숫자키를 자주 사용한다면 이러한 사소한 점이 제품 선택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숫자 키보드를 늘리고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두께를 줄이기 위해 포트를 삭제하지 않은 점도 칭찬해 줄만하다.
USB3.1 3개, 선더볼트, 표준HDMI, UFS카드 슬롯 등 사용자 편의성을 위한 포트는 단 1개도 사라지지 않았다.
선더볼트3.0으로 최대 40Gbps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외장 그래픽카드 등을 연결해 활용하거나 디스플레이 출력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램의 자랑인 듀얼 업그레이드 설계로 언제든지 사용자 환경에 맞춰 저장장치(SSD)와 메모리(RAM)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그램은 모든 시리즈가 램(RAM)은 최대 16GB, SSD는 최대 1TB까지 확장 가능하다. 이러한 배려는 '초경량 노트북은 수명이 짧다'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매번 새로운 혁신을 선보인 LG전자 '그램 17'은 이번 '2020년형 그램 17'로 보다 완벽해졌다. 2020년형 그램 17은 큰 화면과 더 작아진 바디, 더 커진 배터리와 여전히 가벼운 무게로 편의성과 휴대성을 모두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혁신의 포인트다. 그램 17을 한 번 경험해 보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게 될 것이다. 매년 놀랄 한 혁신을 선보이는 LG 그램의 적은 LG 그램 자체 아닐까.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