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스마트시티 이해와 관련해 실제 도시 현장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공감한 '스마트'라는 단어가 나타내는 의미와 스마트시티 역할을 이야기했다.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시민과 그들이 누리는 삶의 맥락 속에서 수많은 디지털 파트너십으로 연결된 다양한 기술을 연계하고 이를 통해 그들의 삶이 좀 더 나아질 수 있고 그들의 삶이 더욱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스마트시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디자인 싱킹은 도시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리빙랩 활동을 통해 실제 도시 사용자인 시민을 참여시킨다. 디자인 싱킹은 리빙랩을 추진하는 데 시민 입장에서 그들이 누리는 삶의 맥락 속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 다양한 형태의 해결 방안을 발굴하는 창의 융합형 접근 방식으로도 활용된다.
이번에는 국내에서 리빙랩을 추진하고 있는 수많은 도시 가운데 주목할 만한 사례로 경기도 수원시의 스마트시티 챌린지 '1794 리빙랩'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려 한다.
수원시는 사람 중심 휴먼시티라는 슬로건으로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127만명)와 친환경 정책으로 유명하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수원 화성행궁동 등 원도심은 조선시대 최고의 혁신군주로 꼽히는 정조가 계획한 세계 최초 신도시로 알려져 있다. 당시 정조는 애민 사상을 기반으로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을 통해 당대에 동원할 수 있는 기술을 집약시켜 수원화성을 축조했다. 건축설계와 다양한 젊은 인재 등용, 새로운 문물(기술, 문화 등)의 다각도 활용 등 개혁군주의 면모를 수원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풀어냈다고 한다.
혁신군주 정조의 철학과 사상이 녹아 있는 수원시는 정보통신기술(ICT) 및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전환 관점에서 도시 공간 중심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일상의 실험 활동인 리빙랩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수원시는 축적된 도시의 역사 배경과 함께 혁신을 이끈 정조의 철학을 기반으로 시민(도시 사용자)과 연결된 공동체에 적정한 기술, ICT, 과학기술을 통해 실제 도시 내 시민(사용자)의 삶에 기여하기 위한 방향으로 디자인 싱킹을 십분 활용했다.
수원시의 '디자인 싱킹 기반 리빙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 세 가지를 살펴보자.
첫 번째 프로그램 구성이다. 수원시는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를 활용해 4개월 동안 총 2개 중심축 기반으로 리빙랩을 추진했다. '도시가 대학이다, UniverCity'라는 시민 역량 강화를 위한 학습 프로그램과 '도시를 혁신하다, InnoCity'라는 도시 문제 발굴 및 해결 프로그램이다.
수원시는 프로그램 설계 초기부터 2017년부터 꾸준히 추진된 디자인 싱킹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의 마스터 플랜팀과 함께 현재 도시 문제를 최대한 잘 이해하기 위한 방향에서 사전조사 및 연구 활동을 진행했다. 그리고 꾸준히 프로그램을 수정·보완했다. 이를 기반으로 시민을 포함한 전체 참여자들이 디자인 싱킹 핵심인 공감과 문제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충분히 습득, 실행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말 그대로 시민이 참여하는 생활연구소인 리빙랩은 아무리 시민과 함께한다 하더라도 역량 강화만 있고 문제 해결이 없다면 목적지 없는 여행과도 같다. 역량 강화 없이 문제 해결만 하려 든다면 날 무딘 도끼로 나무를 자르려는 것과 같다. 이에 따라 수원시의 디자인 싱킹 기반 리빙랩에서는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 프로그램 설계를 위해 지역사회, 민간기업, 공공 및 연구기관의 도움을 받아 탄탄한 사전 현장조사 및 연구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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