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광선으로 CO₂ 제거…일산화탄소 생산량 200배↑

경제성을 대폭 높인 이산화탄소(CO₂) 제거 촉매가 개발됐다. 가시광선 만으로 화학반응을 일으켜, 일반 촉매 대비 200배 많은 일산화탄소(CO) 생산이 가능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이효영 나노구조물리연구단(단장 이영희) 부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가시광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변환하는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변환하는 기존 촉매로는 '아타나제-루타일 이산화티타늄(TiO₂)'이 쓰인다. 자외선을 흡수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메탄, 일산화탄소, 산소로 변환한다. 주된 과제는 자외선 대신 가시광선을 활용하는 것이다. 가시광선을 쓰면 병원이나 지하철 등 실내 작동이 가능해 훨씬 효용성이 크다.

IBS가 개발한 새로운 이산화티타늄 상상도.짙은 파란색이 비결정 아나타제, 흰색에 가까운 것은 결정 루타일이다
IBS가 개발한 새로운 이산화티타늄 상상도.짙은 파란색이 비결정 아나타제, 흰색에 가까운 것은 결정 루타일이다

연구팀은 이산화티타늄의 아나타제 결정을 환원,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비결정아나타제-결정루타일 이산화티타늄(블루 TiO₂)' 제조에 성공했다. 또 메탄 없이 일산화탄소만 생산하는 촉매도 개발했다.

촉매가 빛을 흡수해 생성하는 전하와 이동성을 향상시킨 것이 연구 핵심이다. 연구팀은 블루 이산화티타늄에 다른 물질을 결합해, 불균일 구조를 만들면 전하 생성이 증가하고 광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텅스텐산화물과 은을 도핑, 고성능 촉매를 만들었다.

일반 이산화티타늄과 비교한 이산화탄소 환원 효율 표
일반 이산화티타늄과 비교한 이산화탄소 환원 효율 표

새로운 촉매는 기존 촉매보다 3배 높은 광효율을 낸다. 흡수한 빛 가운데 34.8%를 촉매 변환에 활용한다. 또 메탄과 같은 부산물 없이 100% 일산화탄소만 발생시킨다. 부산물 단일화는 경제성을 높이는 주요 요소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이산화티타늄 촉매보다 200배, 가장 우수한 기존 촉매보다는 15배 많은 일산화탄소를 발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상온·상압에서 액체상으로 반응해 안전성도 높다.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이산화티타늄 제조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한 가시광촉매를 개발했다”며 “미세먼지와 병원 내 병원균을 제거하는데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향후 다양한 연구 분야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