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경기 침체로 내수 가전유통 시장이 소폭 성장에 그쳤다.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는 최근 수년간 이어 오던 고성장세가 주춤했고, 다른 곳도 소폭 성장에 그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는 올해도 경기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 가는데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7일 전자신문이 단독 입수한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디지털프라자), 하이프라자, 전자랜드 등 4개 가전 유통 전문회사 판매 동향 데이터(잠정치)에 따르면 이들 4개사의 지난해 매출이 9조7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조5168억원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통상 이들 4개사의 매출을 전체 내수 가전유통 시장 가운데 6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수 가전유통 시장은 2017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018년에도 경기 악화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7%가 넘는 성장률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성장률 2.5%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 초반의 낮은 성장률로 떨어졌다.
성장세가 떨어진 배경으로는 전반적 경기 침체 영향이 가장 크다. 또 지난해 여름 날씨가 예년보다 덥지 않아 에어컨 판매가 부진한 것도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3분기까지 실적이 부진했지만 연말 코리아세일페스타와 1등급 효율 가전 환급 정책 등 쇼핑 장려 정책을 펼치면서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겨우 성장세를 지켜 냈다.
업체별로는 가전유통 업계 1위 롯데하이마트가 매출이 소폭 하락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4조1127억원 매출보다 소폭 하락한 4조7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에도 성장했지만 오프라인 매출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초대형 프리미엄 매장 '메가스토어'를 도입하고 적자 점포를 정리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을 혁신하며 매출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디지털프라자는 전년 대비 5% 성장한 2조648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에는 판매 매출이 감소하며 주춤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매출 증가로 반등했다.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등을 앞세운 TV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비스포크 냉장고 등 새로운 가전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LG베스트샵은 최근 3년 동안 20% 이상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주춤했다. 매출 원가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7% 성장한 2조25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논란을 빚으면서 건조기 판매에 제동이 걸린 것이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랜드는 전년 대비 약 4% 성장한 779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매장을 체험형 프리미엄 매장인 파워센터로 리뉴얼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전체 매장 가운데 절반 이상을 파워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가전유통업계는 올해도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침체가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가전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사업 계획과 매출 목표를 크게 높이지 않았다”면서 “경기침체로 소비 심리는 위축됐지만 오프라인 매장 혁신과 온라인 강화 등으로 실적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내수 가전유통 업체 매출 현황(단위:억원)
자료:업계 종합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